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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인생 성공전략] (1) 재취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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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별로 편차가 있겠지만 내 집에서 자녀를 잘 키우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노후를 보내는 일이 인생의 중요한 목표이지 싶다. 그러나 저성장· 저금리 시대엔 웬만한 재테크로는 이런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다. 달라진 시장환경 속에서 자산운용과 인생설계는 어떻게 하는 건지 시리즈로 해법을 제시한다.

집안일에 전념하다 재취업을 하려는 주부가 늘고 있다. 주부가 취업하려는 것은 대개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구조조정의 칼날이 언제 남편 앞으로 날아들지 모르는 험한 세상이다. 남편의 실직에 대비해 소득 흐름을 이어갈 비책이 필요하다. 아이는 자꾸 커가면서 교육비가 뭉텅뭉텅 들어간다. 노후준비도 해야 한다. 남편 혼자 벌어선 노후에 부부가 쓸 생활비 충당이 어렵다.

일은 뛰어난 수익자산

재취업은 그 자체로도 수익성이 뛰어난 자산이다. 특히 저금리일수록 근로소득의 자산가치는 한층 빛을 발한다. 금리가 연 3%일 때 근로소득 100만원은 4억원의 자산과 맞먹는다. 금리가 연 2%로 1%포인트 떨어지면 자산가치는 6억원으로 늘어난다. 또 1%로 금리가 더 떨어지면 자산가치는 12억원으로 2%일 때보다 무려 6억원이나 증가한다.

 이처럼 금리가 낮을 때엔 근로소득의 가치는 올라가는 반면 금융자산의 가치는 떨어지므로 웬만하면 일하는 것이 좋다. 재테크를 아무리 잘해 봐야 재취업만 못하다고 하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온다. 그럼 어떻게 하면 재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까.

 가사나 직장일 모두 완벽하게 수행하는 수퍼우먼은 없다. 적극적으로 가족의 이해와 협조를 통해 취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어리면 육아계획을 꼼꼼히 짜는 등 엄마의 빈자리를 최소화하도록 대비를 해놓아야 한다. 구직자들은 대개 출퇴근도 일정하고 내근하는 자리가 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여성 구직자의 37.7%가 사무관리직을 원한다는 통계도 있다. 그러나 가사만 하던 주부가 전문직이나 사무직을 꿰차기는 어려워 보인다.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눈을 너무 낮추진 말자. 구직이 구걸이 되면 될 일도 안 된다. 집안일 사이사이에 재취업을 전제로 자기관리와 스펙 쌓기를 해 두면 떳떳하게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취선 알선기관 적극 활용을

직장을 다니던 여성들은 보통 결혼하고 나면 가사나 육아에 매달리느라 수년의 공백이 생긴다. 이런 공백은 재취업할 때 상당한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퇴직 후에도 프리랜서·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일하는 감을 살려나가야 하는 건 그래서다.

취업을 할 때도 자신에게 맞는 직업인지를 잘 살펴야 한다. 일자리가 생겼다고 무턱대고 물었다간 후회할 수 있다. 천신만고 끝에 들어간 직장을 적성에 안 맞는다고 그만두는 여성이 적지 않다. 직장 경력이나 자격증 등을 활용, 자신이 하고 싶은 직종 또는 분야를 정해 공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여성을 위한 취업알선기관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용한 취업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여성부가 지원하는 전국 51개의 여성인력개발센터다. 여기선 취업정보 외에 재취업에 필요한 각종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여성부는 원활한 여성 취업을 위해 구인업체·각종 여성커뮤니티를 연결하는 취업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하니 기대해 볼만 하다.

 한편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최근 직장에 다니지 않는 기혼 여성을 324명을 대상으로 ‘여성 재취업’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10명중 9명이 재취업 의사를 밝혔다.

 먼저 ‘직장생활 경험이 있는지’라는 질문에 응답자 98.8%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직장생활 경험이 없는 기혼 여성은 1.2%에 그쳤다.

 회사를 그만두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결혼 및 출산으로 인한 어려움이 41.1%로 가장 많았고 ▶육아 및 가사로 인한 어려움이 37.2%로 그 뒤를 이었다. 이 외에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 ▶승진·인사평가 등 인사상의 불이익 ▶불규칙한 출퇴근시간 등으로 인해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 10명 중 9명 “취업하고파”

그렇다면 이들은 재취업할 의사가 있을까? 설문에 참여한 기혼 여성 중 직장생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주부에게 ‘취업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 94.4%가 ‘취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주부들이 취업을 결심한 이유 중에는 경제적인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경제적인 이유라는 답변이 56.6%로 가장 높았고 이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25.8%) ▶예전 경력을 살리고 싶어서(13.6%) 등의 순이었다.

 취업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으로는 육아 및 가사를 병행할 수 있는 근무시간이 71.5%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근무형태는 ▶전일제 정규직을 선호하는 주부가 43.0%로 가장 많았으나 근소한 차이로▶시간제 일자리(42.4%)를 희망한다는 답변도 많았다.

 구직 희망 분야는 ▶예전 경력을 살려 취업하고 싶다는 의견이 38.1%로 가장 높았고 ▶자격증, 전문 공부 등을 통해 전문 분야로 취업하고 싶다(24.8%)거나 ▶판매직·서비스직 등 주부를 우대하는 분야로 취업하고 싶다(17.9%)는 주부도 있었다.

서명수 재테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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