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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대로 일 처리했더니 꿈꾸던 해외 진출 현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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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담정보통신의 김홍식·조승현 연구원과 조병권 기술개발총괄책임자(왼쪽부터)가 한국생산성본부에서 받은 교육덕에 인기제품으로 변신한 ‘와치독’의 기능을 논의하고 있다. [김수정 기자]

기업 성장의 핵심은 ‘사람’이다. 이 때문에 기업 경영자는 직원의 역량을 높이는 방법을 늘 고민한다. 사업을 확장할수록 이 같은 고민은 더욱 깊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중소기업 경영자는 직원교육 기회를 절실하게 원한다. 직원의 직무교육을 통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한 중소기업 현장을 찾아갔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지난 7일 제조업체가 몰려 있는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의 골목. 허름한 건물 안의 한 기업이 미래를 달리는 첨단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화통화 정보는 물론 카카오톡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e메일 수신, 디지털 음악 선곡·재생 등 IT 기능을 작동시키는 손목시계다.

 최근엔 위험할 때 사용자의 위치와 긴급구조 문자를 보내는 SOS 기능, 골프공과 홀 사이의 거리를 계산해주는 스포츠 기능까지 추가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른바 옷이나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wearable) IT 기기인 스마트 워치(Smart Watch)로, 중소기업 이담정보통신이 만든 ‘와치독(Watchdog)’이다. 세계적인 삼성의 ‘갤럭시 기어’, 모토로라의 ‘모토액티브’와 경쟁하는 제품이다.

 이담정보통신은 3년 전 한국전자산업대전에서 와치독의 초기 모델인 ‘폴엑스’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소비자 요구를 파악하지 못하고 개발자 관점에서 마케팅을 했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바꾸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핵심직무능력향상 교육과정에서였다. 교육 중 브랜드와 정체성에 대한 컨설팅을 통해 ‘와치독’으로 이름을 바꿨다. SOS와 스포츠 기능을 발굴해 차별화한 점도 교육과정에서 얻은 변화다. 그 결과 인지도와 매출이 높아지는 성과를 거둔 것은 물론 해외 수출도 추진 중이다.

 이런 성과에 대해 이담정보통신 문호성(39) 책임연구원은 “신입사원의 실무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자료를 만들게 된 변화도 한국생산성본부의 핵심직무능력향상 교육에서 현장훈련(S-OJT) 과정을 이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인간 유전정보를 연구하는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은 체계적인 인력 관리가 필요했다. 매출 증가로 몸집이 커지면서 효율적인 인사노무 관리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찾아간 곳이 핵심직무교육이었다. ‘찾아가는 인사노무 서비스’를 통해 노무비용의 효율적 관리, 교육기자재와 업무의 표준화, 노동분쟁 예측과 위기관리 등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크로젠 인사총무부 김선균(38) 과장은 “한국표준협회 교육 때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가정해 인사노무 해결방안을 설계하는 모의실습이 현장 적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임직원의 근무만족도를 높이는 토대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불량도 중소기업엔 치명타다. 이 때문에 설비 고장이나 공정 오류는 중소기업의 생사를 가르는 과제로 꼽힌다. 주방기구를 만드는 명진실업은 지난해 설비 고장률을 60%나 줄였다. ‘핵심설비 점검 매뉴얼 표준화’ 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설비보전시스템 구축팀을 신설, 운영한 결과다. 설비에 매뉴얼을 비치해 상황별 조치 방법을 알려주고 팀을 통해 설비 고장 정보를 임직원들과 공유한 점도 성과의 배경이 됐다.

 명진실업 품질경영부 장승환(42) 과장은 “이 같은 혁신은 생산효율과 원가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결실로 이어졌다”며 “처음엔 핵심직무교육이 업무에 차질을 준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모두가 교육에 참여할 정도로 경영자와 직원들의 인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합성수지제품을 만드는 제이피앤씨(JPNC)도 직원 대상 핵심직무교육을 통해 불량률을 크게 떨어트리는 성과를 올렸다. 자체 품질 진단 결과 공정능력이 26% 향상되고 공정개선 건수가 46% 늘었으며 고객불만도 줄었다. 품질 개선 목표를 공유해 노력한 결과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은 사전에 핵심직무교육과정을 받으며 품질관리와 표준화 기법을 습득했다. 제이피앤씨 품질관리부 강영훈(46) 과장은 “교육 중 배운 문제해결 7단계 방법을 적용해 품질 혁신을 이룰 수 있었다”며 “공정능력지수를 도입해 품질 평가기준도 정립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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