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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0세기 음악에 있어서의 동양적 소재|박중후<한양대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 마디로 말해서 20세기 음악은 음소재의 탐구라고 할 수 있다. 무한한 음소재의 탐구가 논리적·철학적인 배경에서 음의 질서·조화, 즉 반복·대조·결합 등의 원리에 의해 고도위 예술창조물을 형성할 때 비로소 음악예술을 낳게 한다. 음악예술에 있어서의 소재는 이 우주의 모든 음향물이 그 대상이 된다.
그러나 현대의 전자음악·구체음악·우연성의 음악·미분음 음악·행동음악 등 음향물의 탐구는 완전히 방향을 달리한 각도에서 새로운 음악예술로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현대음악의 시도는 『인간역사의 전통과 모든 질서를 파괴하고 그들 자신을 이러한 전통에서 단절시켜 새로운 역사의 창조·새로운 방향에서 인간본연의 자세를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음악예술인 이상 그 소재로서는 본질적인 요소, 즉 음이란 것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 이러한 뜻에서 음을 소재로 하는 어떤 형태의 창작물이건 그것은 하등 신기하거나 놀라울 것은 못되는 것이다. 최근 현대음악의 시도는 차차 동양적인 것에의 탐구로 눈을 옮겨 인간의 본질적인 요소를 추구하고 있다.
「프랑스」의 「조리베」의 작품에서 보이는 종교적이며 신비주의적인 내용은 동서예술이 결합한 예이며 영국의 「스코트」는 「피아노·콘체르토」와 조곡에서 인도와 중국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또 미국의 중견작곡가 「조지·크럼브」의 작품도 서양기법을 바탕으로 해서 동양적인 소재를 융합시켜 신비스럽고 명상적인 세계로 이끌어 준다. 요컨대 우리는 확실히 훌륭한 음악예술의 유산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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