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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 쳤다" 1743가구 분양에 5만여 명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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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9일 서울 금천구 롯데캐슬 골드파크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에서 방문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 아파트는 12일 특별공급, 13일 1·2순위, 14일 3순위 접수를 받는다. [뉴스1]

지난 9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구청 인근 롯데캐슬 골드파크 아파트(1743가구) 견본주택. 아침부터 관람객들이 몰리면서 150여m에 이르는 긴 줄이 만들어졌다. 7일 문을 연 이곳엔 지난 주말까지 5만5000명이 넘는 주택 수요자들이 다녀갔다. 롯데캐슬 손승익 분양소장은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데다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번지면서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실수요자가 특히 많았다”고 말했다.

 2014년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를 시작으로 이번 주엔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센트로엘 견본주택이 문을 여는 등 이달에만 전국에서 1만4000여 가구가 쏟아진다. 2월 분양 물량으로는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다음달에도 1만1000여 가구가 분양된다. 이 때문에 올봄 분양시장은 어느 때보다 풍성할 전망이다.

 이처럼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자 업체들도 서둘러 분양 물량을 내놓고 있다. 분양대행회사인 내외주건의 정연식 상무는 “지난해 서울 재건축, 위례신도시 등지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인기를 끌자 주택업체들이 이들 지역에서의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봄 분양시장은 서울 재건축 단지와 위례신도시·동탄2신도시에 몰려 있다. 이달 말엔 GS건설이 서울 강남구 개나리6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역삼자이를, 3월엔 삼성물산·현대건설이 서울 강동구 고덕시영 아파트를 재건축한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를 각각 내놓는다. 위례신도시에선 현대엠코가, 동탄2신도시에선 반도건설이 추가 분양에 나선다. 지방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분양 열기가 뜨거웠던 부산·대구에서 신규 분양 물량이 나온다.

 업계는 분양이 비교적 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유는 우선 가격 경쟁력이다. 역삼자이는 주변 시세인 3.3㎡당 평균 3200만원보다 낮춘다는 계획이다. 롯데캐슬 골드파크도 분양가상한제상 분양가보다 3.3㎡당 100만원 정도 싼 3.3㎡당 평균 1350만원이다. 역삼자이 김현진 분양소장은 “연초 주택시장 분위기가 좋다 보니 벌써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청약 규제 완화로 아파트를 분양받기도 한결 수월해졌다. 올해부터 만 19세 이상이면 아파트 청약을 할 수 있다. 중대형(전용 85㎡ 초과) 민영주택은 청약가점제가 폐지돼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한다. 유주택자의 1순위 청약 제한 규제도 풀려 유주택자의 당첨 확률도 확 높아졌다. 신한PB 서초센터 이남수 PB팀장은 “주택 수급 상황을 고려하면 도심 재건축단지나 위례신도시, 세종시·혁신도시 등지는 올해에도 청약자가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입지여건과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해 청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도심 재건축 단지는 교통·교육 같은 기반·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반면 분양가 자체가 비싼 편이다. 서울 재건축 단지는 기본적으로 3.3㎡당 3000만원 이상이다.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세종시·혁신도시는 새로 개발하는 신도시인 만큼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분양가가 도심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주택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지만 과거처럼 집값이 급등하기는 어려운 만큼 시세 차익보다는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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