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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즈 칼럼

빅데이터 시대, 정보보안 더 쫀쫀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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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장광수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카드사들에서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된 사태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민은 자신의 개인정보 유출로 스미싱과 같은 금융사기에 활용되지 않을까 마음이 불안하기만 하다. 금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엔 깊은 금이 갔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이제 막 꽃을 피우려 하는 빅데이터 산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신중론까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말 정부는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빅데이터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올 1월에는 ‘유능한 정부 구현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확대방안’까지 내놨다. 민간 기업들도 빅데이터 사업을 위해 조직을 갖추거나 프로젝트 기획에 나섰고, 컨설팅 및 정보기술(IT) 전문기업들도 빅데이터 팀을 새로 꾸리는 등 인력 및 서비스 준비에 한창이다. 이런 시점에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잘 알다시피 빅데이터는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자료로부터 새로운 통찰과 가치·서비스를 찾아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화진흥원은 그간 빅데이터 시범사업을 통해 서울시가 최적의 심야버스 노선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진료 기록, 유해 사례 데이터베이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연계 분석해 병·의원과 정보를 공유하는 ‘의약품 안전성 조기정보 서비스’ 제공에도 기여했다.

 빅데이터는 이 밖에도 기후·환경, 유전자, 과학기술, 각종 기기 및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납세 데이터를 분석해 세금 탈루와 탈세를 방지하고, 범죄 발생 정보를 분석해 치안을 관리하기도 한다. 빅데이터는 21세기의 디지털 자원이자, 만물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의 핵심이다. 이제 빅데이터 활용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 창출,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빅데이터 시대가 본격화할수록 개인정보가 엄정하고 철저하게 보호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필수적인 일이다. 어쩌면 이번 사태는 안전하고 신뢰받는 빅데이터 활용 기반을 만드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국 등 빅데이터 선도국은 데이터 활용은 장려하면서 개인정보를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마스킹 등 개인정보 비식별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추후 재식별 방지를 위한 지속적 모니터링 등 사후 관리도 철저하다.

 우리도 개인 정보보호 신뢰 확보에 이전보다 수십 배의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만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데이터를 조직의 핵심 자산으로 정의하고 수집·분석·활용과 더불어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품질·표준·오너십(소유권) 관리 등을 위해 조직과 절차를 재정비해야 한다. 둘째, 더 효율적인 데이터 비식별화 및 필터링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생성에서 폐기까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공공정보 개방 촉진 종합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

장광수 한국정보화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