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경서 급전‥신민후퇴가 실마리-여야협상…막전막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회 공전사태를 타개키 위해 5일 아침부터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 여야는 6일에도 접촉을 계속했다.
여야는 5일 아침 정 의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가진 후부터 각각 별도의 대책회의를 여는 것과 병행하여 막후교섭을 진행. 초점은 신민당이 낸 긴급조치 해제 건의안 문안내용.
신민당측은 5일 밤10시쯤 수정한 문안을 정일권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는데 정 의장은 『불만스러운 점이 없지 않으나 좀더 여야간 절충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만 말하고 이를 여당측 간부들에게 검토해 보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여당측은 6일 아침 「뉴서울·호텔」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 신민당측이 정 의장에게 전달한 해제건의안의 수정원안을 검토한 것.
공화당과 유정회간부 및 김종하 의장 비서실장이 참석한 이날 회의가 끝난 후 박준규· 길전식·김용태 의원 등 공화당 간부들은 『해제건의안 문안에 대한 여야의 기본태도에 아직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의도중 김 총무는 공화당 당사에서 의원총회를 사회하고 있는 김임식 부총무에게 전화를 걸어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얘기를 하게되면 혼선을 빚을 우려가 있으므로 이효상 의장에게 말씀드려 이러쿵저러쿵 개별적 얘기는 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또 김종하 비서실장은 정일권 국회의장에게 여당간부회의에 대한 중간보고를 하면서 『글자 한 두개가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 「톤」이 그런식 이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라고 했다.
신민당은 여당측의 재수정요구를 받아 이민우 총무가 국회신민당 총재실에서 다시 당내 법사위 위원들과 수정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정 의장과 만나 수정범위를 협의.
5일의 신민당 간부회의는 전에 없이 심각한 분위기. 국회신민당 대표실에서 아침 9시에 소집된 회의는 하오 1시까지 진행되었는데 회의장에 딸린 부속실까지 잠그고 보도진의 접근을 막았다.
회의는 이날 아침 세종「호텔」의 여야 간부회의에 참석했던 이철승 국회부의장·신도환 사무총장 이민우 원내총무가 10시쯤 지나 참석하면서부터 본격화.
신 총장은 『긴급조치 3, 4호 해제건의안을 철회하는 것만으로 국회가 정상화 될 것 같지 않다』고 했고, 이 총무는 『국회가 계속 공전되면 그 결과가 어떤 구실을 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회의도중 박해충 의원은 갑자기 나타나 해제 건의안 제안자들의 신상문제를 우려하고 국회 해산 위기설을 전달.
유정회의 민병권 원내총무가 말한 『국회는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다』는 발언 진의를 검토하던 회의는 박 의원 얘기에 더욱 자극되어 「심각한 국면」을 인정하기에 이른 것 같다.
회의는 「심각성」의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이철수 부의장을 정일권 의장에게 보냈는데 이 부의장은 『정 의장 생각이 철벽같더라』고 보고.
신민당은 여러 갈래 정세보고가 ⓛ국회의 장기공전이냐 ②의원신상에 관한 것이냐 ③국회 해산위기냐를 검토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 「해제 안 문안을 수정하기로」당론을 재조정했다.
회의에서는 김영삼 부총재만이 해제안 문안수정에 반대, 『여야 당직자 회의에서 문안수정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수정하면 굴복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회의가 마무리지어질 무렵 김의택 당수대행은 『야당이 항복문서를 써 가면서 대여 절충을 하려는 것이 아니며 야당의 한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
신민당 간부회의가 「문안수정」을 결정한 후 문안수정과 대여협상을 위임받은 이민우 원내총무는 정일권 의장과 김용태 공화당총무 등에게 연락을 취하는 한편 당초 해제안 문안을 작성했던 이충환 박한상 이택돈 김명윤 의원을 한국음식점 「난강」에 비밀리 소집.
기자를 피해 국회를 빠져나가기에 앞서 이 총무는 선우종원 국회사무총장으로부터 한 서류뭉치를 받아들고 「난강」으로 직행, 하오6시반부터 2시간 동안 외부전화도 받지 않고 당내 율사들과 문안을 수정.
그동안 공화당의 간부들은 음식점 「장원」에서 구두회의를 거듭한 후 다시 「용지」라는 음식점에 자리를 욺겨 신민당의 문안수정 작업결과를 주시.
정일권 의장은 김종하 비서실장을 이날 여당측 모임에, 신경식 비서관을 야당측 모임에 각각 보내 여야간의 진행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았다.
신민당의 신도환 사무총장은 이날 저녁 우연히 길에서 김용태 공화당총무를 만나(본인주장) 여당측 모임에 잠시 들렀다가 「난강」의 야당 문안수정 「팀」에 참석, 여야교량역을 하기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