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태도 경화, 국회정상화 무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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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의 긴급조치 1, 2, 3, 4호 해제건의안 제출로 경화된 국회는 여 야의 입장이 계속 맞서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채 5일 사흘째 공전했다. 여야는 5일 상오 정일권 국회의장주재로 시내 세종「호텔」에서 의장단 및 사무총장 원내총무회담을 열어 해결을 시도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해 여당측은 본회의를 유회시켰다. 이 모임에서 공화당측은 국회소집의 여야협상 양해사항에 따라 긴급조치 3, 4호 해제건의안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으며 신민당측은 3, 4호 해제건의는 당론이므로 철회할 수 없다고 맞섰다.
여야는 어느 형태로든지 국회를 정상화해야할 필요에는 의견이 같아 총무간에 계속 대화를 갖기로 했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차이가 너무나 분명해 입장변화에 의한 국회정상화는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김진만 국회부의장은 이날 『의장단으로서는 의원의 신상에 손상을 입으면서까지 국회를 열 생각은 없다』고 신민당제안의 긴급조치해제건의안을 현 문안대로는 보고 발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의회에는 정 의장과 김진만·이철승 부의장, 공화당의 길전식 사무총장·김용태 총무, 유정회의 민병권 총무, 신민당의 신도환 사무총장·이민우 총무가 참석했다.
공화당과 유정회는 당 간부회의와 의원총회에서3, 4호 해제건의안을 철회하지 않는한 국회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공화당은 이해원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어려운 국내외 여건 속에서 문을 연 국회가 당초 여야간에 합의된 의제와 일정이 무시된 채 야당의 무책임하고 당리당략적인 요구로 말미암아 공전을 거듭하고 있음은 지극히 유감된 일』이라면서 『야당이·긴급조치 전면해제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정부가 하는 일에 무조건 반대만 하고 감정적으로 이를 다루려는 구태의연한 야당의 정략적 생리의 발로』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긴급조치3호는 「인플레」속에서 국민생활의 안정을 확보할 수 있었던 현명한 시책의 일환으로 야당 스스로도 전폭적인 지지를 했던 것이며, 4호는 국가변란을 기도하는 불법조직과 이들의 범죄를 다스리기 위한 매우 중요한 조치로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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