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도움 받은 일 생각나 …" 여수로 달려가는 태안 주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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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07년 12월 기름 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충남 태안 지역 주민과 군청직원들이 최근 유조선 충돌로 기름이 유출된 전남 여수 지역 주민 돕기에 나선다. 2007년 태안을 찾아 기름 제거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위로의 마음을 전한 여수 지역 주민에게 은혜를 갚자는 차원에서다.

 태안군 유류피해대책위원회 연합회는 5일 여수를 찾아 해안과 양어장 등에서 아직 남아있는 기름 제거 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책위 주민 40여 명은 오는 7일 여수로 향한다. 이들은 이날 썰물 때인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방제 활동을 한다.

 이어 태안 지역 마을 이장과 어촌계장 30여 명은 오는 10일쯤 여수를 방문해 방제 활동을 하기로 했다. 또 피해배상을 받기 위해 필요한 절차 등에 대한 조언도 하기로 했다. 태안군 이장단 대표인 안경식(66)씨는 “대규모 사고를 겪은 사람들이어서 방제 작업에서 1명이 10명 몫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안군청 공무원들은 급식차를 몰고가 기름 방제 작업 참가자에게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수시청은 자원봉사에 나서는 태안 주민을 위해 방제복과 장갑, 마스크 등을 준비했다.

 대책위 문승일(48) 사무국장은 “1995년 시프린스호 기름 유출 사고로 먼저 아픔을 겪은 여수 주민들이 누구보다도 먼저 태안을 찾았다”며 “이제 우리가 나서 품앗이를 할 차례”라고 말했다.

 이에 여수 신덕마을 김정기(65) 어촌계장은 “태안 주민들이 잊지 않고 찾는다니 고마울 뿐”이라며 “날마다 찬바람을 맞으며 돌에 묻은 기름을 닦아내고 있는 여수 주민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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