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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수리비 바가지 가라 … 정비사 연합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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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우자동차의 공식 정비센터였던 자동차 정비업체 41곳이 모여 수입차 서비스센터에 도전장을 냈다. 부품 독점 유통구조로 국산차보다 많게는 10배까지 비쌌던 수입차 수리비를 현재의 70~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포부다.

 한국GM 정비센터 협의체는 수입차 전문 정비사업 브랜드인 ‘아우토빌’을 공식 출범한다고 5일 밝혔다. 이 협의체는 서울과 수도권에 17곳, 충청권에 10곳, 경상권과 전라권에 각각 7곳 등 전국에 회원사 정비센터 41곳을 두고 있다. 앞으로 이들 정비센터에서 수입차 전문 수리를 해준다는 것이다. 1차로 참여한 업체는 16곳이며 수개월 내 나머지 회원사들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그동안 ‘수입차 전문 수리’를 내세웠던 개별 정비소나 연합체는 있었지만 대형 정비업체들이 모여 전국망을 갖춘 정비센터를 출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GM 정비센터 협의체는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정비를 맡았던 1급 자동차종합정비센터들의 모임이다. 1급 정비센터란 차량 파손 수리, 기능 수리부터 화학정비와 성능 개선 등 종합 전문수리가 가능한 업체들을 말한다. GM 직영 서비스센터는 아니며 모두 개인사업자가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GM이 대우차를 인수한 후 GM 차량들의 수리를 도맡아오다 이번에 새롭게 수입차 정비 사업에 나서게 됐다. 지속적으로 검증된 신규 정비센터들을 참여시켜 센터 수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그간 수입차 서비스센터들은 수리비가 지나치게 비싸고 정비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입업체들이 독점 유통하는 수입차 순정부품은 국산차 부품보다 평균 4배가량 비싸다. 그나마 국내에 충분히 구비해놓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정비기간이 길고, 직영 서비스센터만 운영하기 때문에 공임도 비싸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 상위 4개 업체인 BMW·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폴크스바겐은 총 10만 3000여 대의 차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의 서비스센터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18곳에 불과하다. 1년 만에 정비소 한 곳당 평균 800여 대가 넘는 차량을 추가로 감당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아우토빌 브랜드 회장을 맡고 있는 정동호 한국GM 네트워크 금천서비스센터 대표는 “국내 수입차 수는 크게 늘어나는데 공식 서비스센터 수는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어서 생기는 문제”라며 “아우토빌은 순정부품을 수입하는 대기업 계열사와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평균 수리비를 현재의 70~8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BMW·벤츠·아우디·포드·도요타 등 수입차 전 차종이다. 타이어·엔진오일 등 차량 소모품 교환부터 사고 수리, 도장까지 기존 수입차 직영 정비센터에서 제공했던 서비스를 똑같이 받을 수 있다. 센터 한 곳당 보유한 정비 인력은 평균 18명이다. 원활한 사고차량 정비를 위해 자동차보험사들과도 협력할 계획이다. 협의체 측은 “현재 동부화재·현대해상·롯데손해보험 등과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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