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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도서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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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도서관의 역사는 인류문화와 함께 시작되었다. 문명의 발상지인「메소포타미아」지방에 있는「바빌로니아」의 고도「니푸르」사원 유적지에서 설형문자가 적힌 점토판들이 발견된 일이 있었다. 미국「펜실베이니아」대학의 탐험대(1900년)는 이곳이 도서관의 발상지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여기는 기원전 3천년께의 유적이다. 도서관의 역사는 따라서 반만년을 기록하는 셈이다.
오늘날의 도서관은 기능별로 다양하고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다. 공공 혹은 국립도서관에서 비롯해 대학도서관·학교도서관·특수도서관등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공공도서관이나 국립도서관은 모두 일반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외국의 경우는 명망가의 사립공공도서관도 적지 않다.
미국의 의회도서관, 영국의 대영 박물관 도서관, 「프랑스」의 국민도서관, 일본의 국립국회도서관, 소련의「레닌」도서관,「스위스」의 국립도서관등은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갖고 있는 국립도서관들이다.
이들은 자국내 출판물의 수집·정리·보존에서 국제적 서지의 교류·목록작성 등에 이르는 광범한 일들을 한다. 한편「레퍼런스·서비스」(참고·조사)등으로 자못 지식정보의 보고다운 구실을 한다.
미국의 경우는 모든 각종도서관들의 서지 목록을「컴퓨터」로 처리, 미국의 어느 구석에 숨은 책까지도 찾아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다양한 기능은 현대적 도서관을 창고 속에서 밖으로 끌어냈다. 옛날의 도서관은 장서를 보존하는 창고의 성격이 강했다. 이용자도 제한되어 있어서 서고중심으로 호화·장중한 의장의 건축이 도서관이었다.
그러나 현대의 공공도서관은 대중공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쾌적한 열람실과 각종 현대 기기를 갖춘 문화의 종합적인 전달시설을 중시한다. 위압적인 분위기보다는 쾌적한 독서공간에 더 호감을 갖게 되었다. 서고와 열람실의 능률적인 배치는 현대도서관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자유개가식(open stalk)과 같은 것도 있어서 열람자가 서고의 숲 속을 임의로 드나들 수도 있게 되었다.
이런 기능은 건축가들에게도 흥미있는 연구과제가 되었다. 도서관이야말로 특수하게 설계된 건축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우리의 국립도서관이 느닷없이「어린이놀이터」인 어린이 회관 건물로 이전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전연 다른 목적으로 설계된 건물에 도서관과 같은 고도의 능률과 기능을 필요로 하는 건물이 적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그것이 가능하려면 낭비에 가까운 방대한 개축비가 소요될 것이다. 마치 제비집에 비둘기가 이사를 가는 것과 같은 비유가 될 것 같다. 어째서 이런「낭비」와「억지」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우리는 독서에 무식한 국민이라는 핀잔을 받아도 할말이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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