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교과서에 한자병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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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교부는 70년이래 지속해 온 중·고교 교과서의 한글전용정책을 5년만에 번복, 내년부터는 괄호 안에 한자를 넣어 쓰는 한자병기 체제로 교과서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문교부는 이에 따라 새학년도(75년도) 에 사용할 국어책 9권(중학교 인문·실업고교 각3권) 과 국사책 2권(중·고 각1권) 등 11권을 금년내로 한자병기체제로 개편하고 나머지 교과서는 내년부터 점차적으로 개편키로 했다.
문교부는 지금까지의 한글전용교과서가 가져온 문젯점으로 ▲학교교육이 한글을 전용하는데 반해 신문·잡지·기타간행물 등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는 국한문을 혼용함으로써 학교 교육과 사회와의 거리감이 점증하고 있는 점과 ▲중요한 개념을 나타내는 용어에는 상당수가 동음이의어도 있어 한글만 쓸 때는 의미의 파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해석상 혼동을 일으키는 사례가 허다한 점 등을 지적하고 학생들에게 한자학습의 기회를 줌으로써 고전문화의 계승과 동양문학에 대한 교양을 넓히고 한문 문화권과의 학술문학교류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이같이 교과서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민학교 교과서만은 현행 한글전용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등 정부의 한글전용정책은 계속 견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교부는 교과서 개편에 사용될 병기한자는 72년8월16일 공표된 교육용 기초한자 1천8백자 범위로 하고 한자를 병기할 어휘는 문장가운데 한문학습효과를 높이는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낱말만을 선택할 계획이다.
연내로 개편될 교과서는 다음과 같다.
◇국어(9권) ▲중1학년1학기 ▲중2학년1학기 ▲중3학년1학기(2학기분은 75년6월내 개편) ▲인문계 고교 1, 2, 3학년용 ▲실업계 고교 1, 2, 3학년용
◇국사(2권) ▲중학교용 1권 ▲고교용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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