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한기…쏟아진 문학신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일반 출판물과는 달리 소설집 시집 수필집 등 순수문학 출판물들은 계절을 타지 않는다. 계절을 타지 않는다는 뜻은 잘 팔리는 계절, 혹은 잘 팔리지 않는 계절이 따로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학신간은 다른 출판물들이 주춤하는 하한기에 많이 쏟아져 나온다.
금년 여름에는 특이한 문학신간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시인의 수필집, 희곡작가의 소설집 따위가 그것이다. 시인 유경환씨는『길에서 주운 생각들』(범우사간·46판·2백72면·8백원)이라는 첫 수필집을 냈다. 시를 생각하며 길을 걸으며 괴어진「생각」들의 기록이라고 한다. 수록된 60여편의 수필은 이 시대 시인들의 생각의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57년 희곡작가로「데뷔」한 오학영씨는「데뷔」17년만에『침묵의 소리』(현대문학사간·46판·4백11면·1천2백원)라는 제목의 첫 단편집을 냈다. 문학을 하는 사람이 꼭 한「장르」에 머무를 필요가 없는 것이라면 오씨의 이 단편집은 같은 생각을 가진 문인들에게 꽤 자극이 될 것 같다.
8권의 시집을 내 다작의 시인으로 꼽히고 있는 신동집씨는 이제까지의 시집 가운데서 중요한 시만을 골라『신동집 시선』(학문사간·국판·2백47면·9백80원)을 엮었다. 부분 수정까지 하여 이런 시선을 펴낸다는 것은 우리 시단에서 별로 보지 못했던 시도이다 .여기 실린 80여편의 시로 한 중진시인의 시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영문학자 김재현 교수는 영역 소월 시집을 출간한데 뒤이어『불멸의 목소리』(The Immortal Voice)라는 제목의 영역『현대 한국 시 선집』(인문출판사간·국판·2백93면·6「달러」)을 내놓았다. 63인의 시 4백1편이 영역 수록돼 있는 이「앤돌러지」는 한국 현대시의 해외소개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 같다.
첫 작품집으로는 71년「데뷔」한 신예 김연균 시인의 첫 시집『장마』(한국문학사간·국판 1백13면·7백50원)와 주부시조시인 김정희씨의 첫 시조시집『소심』(새글사간 국판·96면·1천원)이 있다. 정진을 위한 이정표가 되리라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이 밖에 교수며 수단가인 윤재천씨는 현대여성의 생활과「모더니티」를 주된 내용으로 담은 제2수필집『다리가 예쁜 여인』(개문사간·46판·2백76면·9백원)을, 작가 이정환씨는 장편소설『겨울나비』(문정출판사간·국판·3백72면·9백원)를, 문제작가 이문구씨는 창작집『해벽』(창작과비평사간·국판·3백35면·1천3백원)을 각각 내놓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