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진] 짜이가 끓는 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박노해 시인이 찍은 파키스탄의 한 가정 풍경 . 전통차 짜이를 나눠 마시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천장에서 쏟아지는 빛. 성화(聖畵)를 보는 느낌이다. 1980년대 민주화 투사였던 박씨는 지난 15년 간 지구마을의 변경으로 끊임없이 길을 떠났다. 수동 라이카 카메라를 들고서다. 물질은 넘치지만 우애는 사라진 현대문명에 대한 고해성사였다. 사진전 ‘다른 길’을 열고 있는 그를 만났다. [사진 나눔문화]

하루에 가장 즐거운 시간은 짜이가 끓는 시간/양가죽으로 만든

전통 풀무 마시키자로 불씨를 살리고/갓 짜낸 신선한 양젖에 홍차잎을

넣고 차를 끓인다./발갛게 달아오른 화롯가로 가족들이 모여들고/

짜이 향과 함께 이야기꽃이 피어난다./탐욕의 그릇이 작아지면

삶의 누림은 커지고/우리 삶은 ‘이만하면 넉넉하다’.

<박노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