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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제네바·콩쿠르」, 「브뤼셀」의 「엘리자베드」 황후 「콩쿠르」, 「파리」의 「롱·티보·콩쿠르」, 「바르샤바」의 「쇼팽·콩쿠르」와 「비에냐프스키·콩쿠르」, 그리고 「모스크바」의 「차이코프스키」 기념 「콩쿠르」는 모두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국제 음악 「콩쿠르」의 명문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연조가 깊은 「콩쿠르」로는 「바르샤바」의 「비에냐프스키·콩쿠르」를 들 수 있다. 1935년 「폴란드」의 「바이얼리니스트」이며 작곡가인 「앙리·비에냐프스키」 탄생 백주년을 맞아 설립되었다. 그러나 제2회가 17년 만인 1952년에야 열려 부정기 적이고, 부진한 인상을 준다. 「쇼팽·콩쿠르」는 5년만에 1회씩 개최되는데, 8회를 거듭하고 있다. 오는 75년에 「바르샤바」에서 제9회가 열릴 것이다. 이것은 「피아노·콩쿠르」의 명문.
「제네바·콩쿠르」는 1945년에 제정, 해마다 개최된다. 「피아노」·「바이올린」·성악부문이 있다. 「브뤼셀」의 「엘리자베드」 황후 「콩쿠르」도 역시 매년 열리지만, 「피아노」·「바이올린」·작곡 부문에서 한 부문씩 번갈아 가며 열린다. 「파리」의 「롱·티보·콩쿠르」는 「피아노」와 「바이올린」 부문을 가지고 몇년에 한번씩 열린다.
근년에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는 「콩쿠르」로는 「모스크바」「차이코프스키」 기념 「콩쿠르」가 있다. 1958년에 제1회 「콩쿠르」가 개최되었다. 「피아노」·「바이올린」·「첼로」·성악 등 부문도 화려하고, 입상이 까다로운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입상이 까다로운 것은 「사회주의적 국수주의」가 강한 작용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 때문이다.
그것은 소련인이나 소련 출신에게 일단 「페이버」 (호의)를 베풀고 있기 때문이다. 「차이코프스키」 자신이 「슬라브」적인 정열과 감상이 강한 작곡가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콩쿠르」는 4년마다 열리며 금년은 5회째에 접어든다.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밴·클라이번」, 「아쉬케나치」와 같은 「피아니스트」들도 이 명문 출신이다. 「밴·클라이번」은 미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아쉬케나치」는 소련 출신이다. 대부분의 상위 입상자들은 소련인 단독 혹은 공동이 차지하고 있다. 66년엔 일본인 (조전익자)이 「바이올린」 부문에서 2등을 한 것이 황인종으로는 최초의 입상이었다.
이번 「크렘린」 궁전에서 열린 「콩쿠르」의 「피아노」 부문에서 한국 청년 정명훈 군이 2위에 입상한 것은 그야말로 난관을 극복한 더 없이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것은 한국인의 예술적인 수준을 국제 무대에서 아낌없이 파시하고 확인 받은 「이벤트」도 된다.
이 「콩쿠르」의 참가 자격은 모든 나라에 개방적이며, 다만 기악의 경우 16세 이상 30세 미만, 성악은 20세∼33세로 연령을 제한하고 있다. 예술가로서의 가능성을 찾기보다는 「완성」을 발견하는데 뜻이 있는 것 같다.
훌륭한 예술가를 발견하는 기쁨은 무엇에도 비할 바 아니다. 예술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최고·최선의 감정을 전달해주는 인간적인 활동이다. 문호 「괴테」와 같은 사람은 『가장 행복한 순간에도, 가장 괴로운 역경 속에서도 우리는 예술가를 필요로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정군의 「차이코프스키·콩쿠르」의 입상은 그런데에도 큰 기쁨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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