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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정신력 예상 밖의 감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제5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을 누르고 제패한 것은 천신만고 끝에 얻은 행운이며 악전고투로 얻은 예상 밖의 감격이다.
과거와 같이 실력의 우위가 그대로 승부에 반영된 것이 아니다. 이상훈감독 등 모든 농구인들의 말대로 일본보다 뒤지는 전력을 오로지 『꼭 이겨야 한다』는 정신력으로 극복했고 「홈·코트」의 이점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한국「스포츠」중 유일하게 세계정상급을 달리던 여자농구가 거구의 구미「팀」이 아닌 일본에조차 위협을 받을 정도로 퇴락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한국「팀」의 가장 큰 약점은「센터」부재.
한국의 조영순 유쾌선이 이루는 「포워드」진과 이옥자 김은주 조영자 등 「가드」진은 일본을 능가한다.
그러나 나이 어린 김재순(175㎝)이 외롭게 지키는 「센터」는 일본의 「와끼다시로」(177㎝)와 「사다께」(179㎝)에 비할 바가 못된다.
따라서 앞으로 수년간 한국여자농구가 일본에 위협받을 것은 명백하다.
「가드」진도 완벽하지 못하다. 김영기씨(남자대표「팀」감독)가 지적하는 바와 같이 「가드」에 「플레이·리더」가 없이 한국이 일본을 누른 것은 불가사의한 일. 이것은 결국 한국「팀」이 조직적인 「팀·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는 얘기로 통한다.
외곽에서 「볼」을 돌리다가 적당한 기회에 중·장거리「슛」으로 득점하는 단조롭고 불안한 공격이 한국「팀」 전법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팀」의 「존·디펜스」를 이번에도 일본은 깨지 못했다. 한국의 승리를 결정지은 최후의 2분간 일본의 「슈팅」을 봉쇄한 것이 바로 이 「존·디펜스」였다.
그러나 이 「존·디펜스」가 「테헤란」아주 경기에서 다시 통용될지는 의문이다. 한국여자농구의 이번 승리가 순간의 환희에 끝나지 않게 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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