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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공장직공 13명 하반신불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영등포구신도림동701의9 동아고무공장(대표서상수·52)에서 일하던 직공 정대례씨(35·여·서울영등포구 신도림동330) 장윤자씨(35) 등 13명이 공장안의 고무풀을녹이는 작업과정중에 생기는 화학냄새와 환기시설등이 안된 유해작업 환경등으로 하반신등이 신경성마비로 불구가돼 일을할수 없게 됐다고 15일 영등포경찰서에 진정했다. 이에따라 경찰과 노동청은 진상조사에 나섰다.
피해자의 진정에 따르면 정씨는 73년9월부터 이공장에서 한달에 3만원씩받고 일해 왔는데 지난 1월22일부터 다리에 힘이없어지며 발목과 무릎사이가쑤시며 피부속에서 물같은것이 불룩불룩하고 하반신을 마음대로 움직일수 없는 증세를 보이기 시작, 지난4윌부터는 하반신이완전히 마비, 걸을수도 없게됐다는 것이다.
박동출씨(41·신도림동701의95)는 73년3월부터 지난5월까지 처 강순애씨(41)와함께 이공장에서 일해왔는데 지난4윌5일부터같은증세로 불구가돼 더이상일을할수없게되있다고 호소했다.
이공장은 72년12월부터40여평의 건물안에 40여명의 종업원이 자동차문에 끼우는 고무「바킹」과 운동화밑바닥접착작업을 하는곳인데 접착제를 쓸때 화공약품을섞어 지독한 냄새가나는데다 고무를 찌는 가마에 31공탄5개를 사용하고있어 연탄 「개스」 냄새가 항상 공장안에가득해 종업원들은 평소에 「지신」 등 두통약을복용하며작업을해왔다.
공장내부에는 4대의 고무를찌는 가마가있으며 한가마에서 45켤레의 운동화를 쪄내고있는데 마비증세를 일으킨 13명은 생고무를썰어 휘발유에 석어 고무풀을 만드는 작업을하던 20여명중의 일부이다.
이공장에서는 하루 평균1천3백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하고있다.
이공장내부의 환기시설이라고는 지붕에 뚫린 가로·60cm, 세로50cm규모의 작은창문3개뿐이다.
이들가운데 정대례·장윤자여인은 중대부속한강성심병원에 입원가료중인데 담당의사는 이들이 접착때쓰는 「벤젠」에 중독된 것으로 보이나 환자를 더진단해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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