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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식욕이 왕성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갑자기 기온이 달라지는 계절, 예컨대 추운 겨울에서 따뜻한 봄으로, 또는 화창한 봄 날씨가 무더위로 바뀌는 환절기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누구나 입맛을 잃는다.
그런데 계절이 바뀌는데 상관없이 일년 내내 식욕이 왕성한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입맛이 없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전천후 식욕 왕성파들이다.
식욕이 건강상태를 비쳐주는 거울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건강하면 식욕이 좋기 마련이다.
그러나 1년 내내 입맛이 좋은 전천후 식욕 왕성이 반드시 건강함을 뜻하지 않는다. 더우기 K여인과 같은 경우라면 식욕이 왕성하다고 자랑할 것이 아니라 내과전문의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현명하다.
40세 K여인은 2남 2녀의 가정주부. 입맛을 잃어본 일이 없다. 아니 그보다는 1년 내내 식욕이 너무 좋아서 걱정할 정도.
그런데 밥을 그렇게 잘먹는데도 기운이 없는 게 이상하다. 몸무게도 자꾸 줄어들고.
자그마한 일에도 신경이 날카로와지고 땀이 잘나고 더운 목욕탕에는 들어갈 수 없다. K여인은 갱년기가 다른 사람보다 일찍 오는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식욕은 왕성하기에.
그러나 갑자기 설사가 심해서 병원에 갔던 K여인은 뜻하지도 않게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앓고있음이 판명되었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붙어있는 내분비기관으로 이곳의 기능이 병적으로 왕성해지면 K여인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당뇨병 때도 병적으로 식욕이 왕성하다.
따라서 1년 내내 입맛이 떨어지지 않고 식욕이 왕성하다고 해서 반드시 건강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어야겠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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