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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와 말단 직원 임금 격차 12배 정도면 국민이 수긍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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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호 01면

우리 국민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말단 직원 사이의 적정한 연봉 격차를 12.14배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조사연구센터(센터장 김병섭)가 지난해 전국의 성인 남녀 2만105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조사 … 젊고 학력 높을수록 관대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1일 “최고-최저 급여의 격차에 대한 우리 국민의 ‘심리적 허용선’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조사는 “대기업 사장의 월급이 그 회사에서 월급을 가장 적게 받는 직원(예:경비원)보다 몇 배 정도 더 많은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은 뒤 응답의 평균값을 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나이가 젊을수록 ▶학력이 높을수록 ▶가계 소득이 많을수록 최고-최저 임금 격차에 더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응답자는 CEO와 가장 급여가 적은 직원 간 임금 격차를 평균 13.7배가 적당하다고 본 반면 여성은 10.5배가 적정하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도 차이가 뚜렷했다. 29세 이하 응답자의 급여 격차 허용 평균치는 15.69배인 데 비해 60대 이상 응답자는 9.7배가 적당한 급여 차라고 봤다.

학력별로도 확연히 달랐다. 대학 재학 이상은 14.83배의 임금 격차가 적당하다고 본 반면 중졸 이하 학력자는 8.82배 정도가 적정선이라고 응답해 학력이 높을수록 임금 격차에 상대적으로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현재의 소득 수준에 따라 임금 격차를 바라보는 시선은 판이하게 갈렸다. 응답자 중 월평균 가구 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 가구원은 적정한 임금 격차를 평균 19.17배라고 답한 데 비해 월평균 가구 소득이 199만원 이하인 경우 9.59배에 그쳤다. 두 그룹 간 임금 격차 허용치 차이는 2배에 육박한다.

직업군별로도 임금 격차에 대한 시선이 갈렸다. 학생(16.7배)과 화이트칼라(14.4배)들은 상대적으로 큰 격차를 허용한 반면 농·축·수산업 종사자 (9.2배)와 전업주부(9.88배)는 큰 임금 격차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아직 민간 기업의 CEO나 임원의 연봉 상한을 제한하는 제도는 없다. 다만 지난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국내 기업들은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임원의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 ▶관계기사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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