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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인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의 정보전문가들은 북괴의 김일성과 「리비아」혁명평의회의장 「무아마르·가다피」대령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무책임한 두 지도자로 지목하고 있다.
정보분석가들이 무엇보다도 우려하고 있는 것은 특히 북괴의 김일성이 단순히 대남 침투나 악랄한 선전이 아니라 전쟁을 도발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라고 「워싱턴·포스든지」에 실린 「칼럼」에서 「재크·앤더슨」씨는 논평했다.
「가다피」대령과 김일성의 무모·무책임한 과거 행적을 고찰해 볼 때 두 인물의 최대 공약수는 『예측할 수 없다』는데 있다 하겠으며, 합리의 계산이 배제되는 『예측난』이 그들을 위험한 지도자로 부각시킨 것은 당연히 나올 수 있는 결론인가 싶다.
그러나 중동의 문제인물 「가다피」대령은 그의 행정직 및 대외적 의전역할(외교)에서 물러날 때부터 국가최고지도부인 혁명평의회 안에서 견제를 받고있다는 징후가 보였을 뿐 아니라 「압델·잘루드」소령(수상)이 상당한 권한행사를 하고 있는데 미루어 「가다피」대령의 무모·무책임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이와 반면에 북괴 「노동당」중앙위 총서기와「국가」주석을 겸하고 있는 김일성은 「가다피」대령과 갈이 대내적으로 견제를 받거나 권좌에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권좌의 유지에 위협이나 도전을 받지 않을 때 범할 수 있는 대외 위험의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크다 할 것이다. 「가다피」와 김일성은 지금 가장 위험하고 무책임한 두 지도자로 지목되고 있으면서도 행동의 한계에 뚜렷한 차도가 있다는 점에서 정보 분석가들의 결론에 우리들은 더욱 경각심을 높이고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는 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괴는 현 보유 무력으로 남침을 『속전속결』로 마무리지을 수 없는 한 소련이나 중공의 지원약속 없는 전쟁도발은 어려울 것으로 일반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소련이나 중공이 미국과의 「데탕트」를 희생시키지 않고 북괴의 남침을 지원한다는 것은 우선 예상할 수 없으며, 따라서 미군이 전쟁 억지력과 지원 구실을 계속하는 가운데 우리가 『속전속결』에 대한 전력을 보유하는 이상 남침도발은 자멸을 초래할 뿐일 것이다.
그러나 북괴는 설사 전쟁을 일으키는 무모를 저지르지 않더라도 그들의 체제상 적어도 전쟁에 미급하는 온갖 도발적 행위는 끊임없이 자행할 것으로 예상해야 할 것이다.
이념과는 상관없이 고도로 중앙 집권화 된 전체주의적 독재정권은 내외의 적을 찾아 권좌유지의 안식처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북괴의 김일성은 항상 적으로서의 대한민국의 존재를 필요로 할 것이다. 따라서 군사적·정치적 도발은 그들의 체제상 절대 필요한 행위이기 때문에 국제정세의 변동에 따라 빈도 수와 강약 도에는 차도가 있을 망정 우리들 주변에서는 영영 떠나지 않을 것임을 각오하고 대처해야할 줄로 안다.
특히 어떠한 정권이 국민의 불만과 원망을 살만한 강압적인 일을 저지를 때 그것을 전환시키는 데에는 실제와 가상의 내외의 적을 필요로 한다.
북괴는 지금 이른바 속도 전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항일유격대식』강제노동을 독려하고 있으며 북한주민의 불만을 상쇄시킬만한 무엇인가가 있어야할 판국에 놓여있다. 김일성의 무모와 무책임이 전쟁으로 모험 화하지 않으려면 우리들의 철석같은 대비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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