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교포 백37명「송환교섭요청서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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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 특파원】해방 후 30년 가까이 귀국을 애절하게 호소해온「사할린」한국인에 대한 일-소간의 송환교섭과 병행해서 이들 귀국희망자들의 연락창구 역할을 해온「사할린억류 귀환한국인 회」(대표 박노학·일본 거주)는 한-일 두 나라 관계당국의 권유에 의해 최근「사할린 한국인 가운데 귀국희망자의 실태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미 이 조사에 호응, 5월21일 현재로 42가구 총 1백37명이 명확한 귀국의사를 알려왔다.
「사할린」억류 귀환한국인 회는 ⓛ1966년의 귀환희망자 조사 이후 이미 8년이 지나 귀국희생자들의 현황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며 ②그 동안「사할린」억류귀환 한국인 회가 주소일본대사관등으로 보내온바 귀국을 희망하는 편지 등에 불명확한 점이 많다는 점을 고려 일·소간의 송환교섭 움직임과 때를 같이해서 교섭이 구체화할 경우에 대비하여 정학한 실태를 다시 조사키로 결정, 지난 4월1일자로 「사할린」의 한국인들에게 귀국희망여부 등을 묻는 조사표를 발송한 결과 불과 50일만에 1백37명이 귀국희망을 통고해온 것이다.
한-일 양국정부가 종용한 것으로 전해진 이번 재조사는 귀국희망자에게 ▲성명 ▲생년월일 ▲함께 귀국하기를 희망하는 가족상황,「사할린」의 주소 ▲한국 또는 일본의 귀환 목적지 ▲귀환목적지의 연고자 성명▲「사할린」에서의 국적 등을 명시, 통지해주도록 요청했으며 소련 측에 준비자료로서 제시할 경우에 대비, 성명과「사할린」주소는 노어로도 기입하도록 했다.
이 조사표에 대한 회답과 귀국청원서는「사할린」억류 귀환한국인 회와 함께 주소일본대사관에도 동시 발송케 하여. 조사의 객관성이 입증되도록 배려했다.
5월21일 현재로 회답을 보내온 귀국희망자는 ①귀환목적지가 모두 한국으로 돼 있으며 ②42가구 중 독신가구가 22가구, 가족 동시귀국 희망가구가 20가구 ③귀국희망자의 국적은 무국적 15, 소련 적 4, 북한 적 12, 불 기재 11(이상 가구기준)로 나타났는데 한국인 회는 불 기재 자에게 국적을 추가해서 알려주도록 재차 편지로 통고했다.
이들 귀국희망을 알려온 42가구가운데는 해방 후 처음으로 연락을 취해온 것이 25가구나 포함돼 있으며 따라서 조사가 끝날 단계에 가면, 총체적인 귀국희망자수는 66년의 1차 조사 숫자인 5천명(전원이 무국적)을 훨씬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지금까지 회답해온 귀국희망자는 귀화목적지가 모두 한국으로 되어 있으나 앞으로는 일본에 정착할 것을 희망하는 자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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