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야 한번 타봐 까꿍, 신차발표회

6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선 어린이 모델들이 등장해 포즈를 취하며 유모차를 선보이는 '유모차 신제품 발표회'가 열렸다. 마치 수입 신차 발표회를 연상시킨 이 발표회는 한국에 들어온 지 3년째 되는 영국의 유모차 브랜드 맥클라렌이 개최한 것. 이 자리에는 맥클라렌의 샘 맥퀴크 아태 지역사장과 워릭 모리스 주한 영국대사 등 한국에 있는 주요 영국인사들이 총출동하기도 했다.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도 자녀에 대해 관심이 많고 투자를 아끼지 않아 맥클라렌의 프리미엄 유모차가 빠른 시간에 연착륙할 수 있었다"는 게 맥퀴크 사장의 말이다.

최근 출생률이 뚝뚝 떨어지는 것과 반비례해 고가의 유아용품시장이 활황세를 타고 있다. '귀한 아기'에게 아낌없이 쓰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유아용품 시장의 마케팅 경쟁에도 불꽃이 인다. 특히 유아용품 중에 가장 기술력을 요하는 유모차 시장은 외국업체들과 국내업체들이 한판 경쟁을 벌인다. 유모차에 항공기 랜딩기술을 접목하는가 하면 자동 온도조절 기능을 부착하는 등 신기술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졌다. 유모차의 판매대수는 2000년 35만대에서 지난해 30만대로 줄었다. 반면 판매액수는 같은 기간 4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었다. 수입브랜드 유모차의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7%에서 13%로 크게 늘었다.

업계관계자들은 "요즘은 비싸고 기능이 많은 유모차가 잘 팔린다"며 "용도에 따라 두 대씩 놓고 쓸 수 있도록 제품을 더욱 세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모차의 종류도 다양하다. 집근처 외출용.먼 길 나들이용.조깅용 등 용도별.장소별로도 세분화되고, 항균 기능.온도조절 기능 등 각종 기능을 부가한 유모차도 있다.

다양한 유모차의 종류를 알아본다.

◆ 흔들림.충격 흡수 기능=최근 유모차업계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흔들림과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고르지 못한 노면 때문에 흔들릴 경우 어린이의 뇌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부모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맥클라렌은 항공기 랜딩기어의 특수 설계기술을 접목해 장시간 운행을 해도 아이가 멀미나 어지러움을 느끼지 않게 했다고 주장한다.

아가방.압소바 등 국내 유아용품 전문업체들이 내놓은 삼륜 유모차는 엄마가 인라인스케이팅이나 조깅을 즐기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바퀴를 공기주입식으로 만들어 노면이 울퉁불퉁하거나 빠른 속도로 진행해도 유모차 바퀴가 충격을 흡수해 어린이의 흔들림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능을 첨가한 유모차의 가격대는 보통 40만원 이상이다.

▶ 6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맥클라렌 유모차 신제품 발표회에서 어린이와 어른 모델들이 유모차 타는 법을 시연하고 있다. 박종근 기자

◆ 복합기능 유모차=카시트 겸용 유모차.어깨에 메는 유모차.접이식 유모차 등은 나들이용으로 나온 유모차들이다. 아가방 등에서 나온 카시트 겸용 유모차는 자동차 뿐 아니라 항공기에도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36만원대). 특히 수입 유모차들 중에 복합기능 유모차가 다양하다. 맥클라렌의 초경량(3.3kg) 유모차 '볼로'는 시트가 망사로 돼 있어 어깨에 멜 수도 있고, 차트렁크에도 쉽게 들어간다. 나들이를 위한 소형 유모차들은 대부분 그물망 소재로 돼 있고 가볍다. 가격도 10만원대 후반으로 비교적 싼 편이다. 이태리제 유모차 잉글레시나 제품인 '지피'(65만원선)는 원터치 개폐구조여서 에스컬레이터에 오를 때에는 한 손에 아기를 안고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접을 수 있도록 돼 있다.

◆ 신소재 유모차=항균성을 높인 은나노 시트를 채용한 유모차가 가장 많이 나와 있다. 또 압소바의 제노아 유모차는 3M사의 반사소재를 사용해 야간에 유모차의 형태가 잘 보이도록 하는 등 안전성을 높였다.삼도물산의 타티네 쇼콜라는 미국 항공우주국의 우주복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컴포템프로 만들어 체온과 주위의 온도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해 체온을 유지하도록 해준다(33만원대).

양선희 기자<sunny@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