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가 득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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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바퀴벌레를 잡자』 는 「캠페인」 이 벌어졌던일은 누구나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곳이 아닌 우리나라에서도 손꼽히는 모종합병원 입원실에 수없는 바퀴벌레들이 우글거린다면 믿지못할 말일것입니다. 가장 청결하고 위생적인 분위기로 환자를 안정시켜 병마를 쫓아내야할 곳에서환자들이 불안을 느끼며 얼굴을 찌푸려야한다면 무언가 잘못돼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읍니다.
저는 지난2월 첫애때와 마찬가지로 J박사를 찾아 또 그병원에 입원, 둘째아이를 낳다 2박3일만에 퇴원했읍니다. 환자는 다그렇겠읍니다만 특히 산모의경우 긴장과 초조·불안이겹쳐 신경이 몹시 예민한것입니다. 침대에 누워있자니 입원실벽·소지품을 넣는나무장자속과 겉을 쉴새없이기어다니는 바퀴벌례릍 보고 불안한것은 말할것없이 음식맛이 뚝떨어지는 고통을 겪었읍니다. 방문한 손님이 가져온 먹을것들 위로바쁘게 오가는 이 반갑지못한 고충들때문에 하루를보내기가 지겨웠읍니다.
보다못해 간호원에게 『치료는커녕 오히러 다른병을얻겠다』 고 말했더니 『병원이 그렇게 깨끗한 곳인줄아셨어요』 라는 엉뚱한 대답이었읍니다.
온갖 환자들이 오가는 벙원이기에 그말이 맞는말일지도 모르겠읍니다. 그러나 그때문에 벙원이 더욱 깨끗하고 위생적인 곳이어야하는것이 아닙니까. 병원당국자들이 환자의 치료와합께 환자들을위해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이런일은 없어질것입니다.
병원에서 바퀴벌레 따위를 사육 (?) 해서야 되겠읍니까. 환자들이 엉뚱한곳에 신경을 써야하는 괴로움을 덜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몇번이나 되풀이 해서말하고 싶습니다.

<서울동대문구룡두동118의환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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