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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차 시장 후끈 달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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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차 시장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기아차가 1997년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한 이후 6년 만에 후속 모델인 오피러스를 내놓자 현대차(에쿠스)와 쌍용차(체어맨)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 3파전 시장에 GM대우차와 르노삼성차도 곧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수면 밑으로 팽팽한 긴장마저 감돌고 있다.

◇대형차 시장에 돌풍 예고=오피러스는 지난 12일 신차 발표회를 열고 시장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회사 측은 이 차를 내수시장에서 연간 3만5천대 이상 팔 계획이다. 준 대형급 이상 대형차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30%까지 장악하겠다는 목표다.

기아차의 김익환 부사장은 "오피러스는 기능 등에서 외국 명차에 못지 않은 국제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수입차 시장의 주고객층인 자가운전을 즐기는 젊은 전문직 고소득층과 부유층 여성 운전자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그간 대형차 시장을 주도해 온 현대 에쿠스와 쌍용 체어맨은 오피러스가 젊은 세대나 여성 취향에 맞춘 차라 직접 경쟁 상대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신차 효과 등을 감안할 때 오피러스가 대형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양사 관계자는 연내에 에쿠스와 체어맨의 페이스리프트(차체 일부 변경)모델을 내놓아 맞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M대우와 르노삼성도 출사표=GM대우차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나 늦어도 2005년에는 대형 럭셔리 차량을 개발, 한국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호주의 GM홀덴사의 3.8ℓ급 '칼라이즈'와 5.0ℓ급 '스테이츠맨'을 기본 모델로 한국 실정에 맞게 편의 장치나 디자인 등을 바꿔 국내시장에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GM대우 측은 "제품 아이디어나 플랫폼을 외부에서 들여오더라도 국내 기술을 토대로 다시 현지화할 것인 만큼 신차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노 삼성차도 국내 대형차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르노삼성은 SM 525V의 상급모델로 대형차를 자체 생산하기 전까지는 프랑스 르노 본사의 세단형 럭셔리카를 들여와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기획팀에서 어떤 차종을 들여와 언제부터 판매할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 회사가 들여올 모델이 르노의 최고급 차종인 3.5ℓ벨사티스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차종은 현대 에쿠스보다 차체 길이는 짧고 차고는 더 높지만 휠베이스가 더 길어 대형 세단으로 손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르노삼성의 제롬 스톨 사장은 10일 실적 발표회장에서 "이미 대형 럭셔리 세단(프로젝트명 EX)인 제3차종 개발에 착수했으며 제4차종에 대해서도 현재 연구 중"이라고 밝혀 조만간 대형차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할 뜻을 내비쳤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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