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비염, 단 한 번의 수술로 완치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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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시경을 통해 비디안신경을 절제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개선한다.

국내 의료진이 난치성 알레르기비염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을 공개했다.

최근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효 교수는 '비디안신경(Vidian nerve)절제술'의 효과를 입증했다.

비디안은 비강 내의 자율신경계를 지배하는 신경이다. 코막힘·콧물 등과 같은 비염 증상을 유발한다. 비디안신경을 차단함으로써 비염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김 교수가 시행한 '비디안신경절제술'이다.

현재 알레르기 비염 치료법은 크게 약물·수술치료로 구분된다. 항히스타민·스테로이드·면역치료제를 처방하거나 고주파비갑개위축술·레이저비갑개수술·비갑개절제술 등을 시행한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증상 호전이 일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수술 또한 점막이 재생되는 6개월~1년 이내에 증상이 재발된다. 비갑개절제술은 합병증이 많아 최근에는 거의 시행하지 않는다. 완치를 목적으로 한 알레르기 비염 수술은 '비디안신경절제술'이 유일하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비디안신경절제술은 새로운 수술법은 아니다. 1960년대 처음 국내에 소개됐다. 초기에는 상악골이나 구개골을 절개해 비디안신경에 접근했다. 수술 후 치료기간이 길고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많았다. 기술적 난이도도 커서 의료진이 수술을 꺼려왔다. 김 교수는 "국내에는 비디안신경절제술 집도 의료진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시경 기술의 발달로 외부 절개 없이도 비디인신경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김 교수는 "이전보다 합병증은 극히 적으면서 뛰어난 수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신마취를 해야 하며 시간은 90~120분 정도 소요된다.

실제 인하대병원은 약물·수술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난치성 비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디안신경절제술을 시행하고 수술 후 증상 재발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수술 7년 후, 환자의 코막힘·콧물 증상은 여전히 호전된 상태였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 비강유발검사도 시행했다. 비염을 유발하는 항원을 환자 코에 직접 분사하고 환자의 코막힘·콧물 증상과 비강 부피‧단면적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비디안신경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항원에 노출돼도 비강 단면적이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해당 연구결과는 대한이비인후과학회지 등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을 1회의 간단한 수술로 재발없이 치료한다면 환자의 만족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은 물론, 반복되는 약물치료로 인한 의료비 지출부담과 치료포기로 인한 환자 삶의 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는 인하대병원에서만 비디안신경절제술을 집도하고 있다"며 "신경을 영구적으로 절단하는 수술이므로 전문의와의 상담 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알레르기 비염 치료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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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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