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강도 사건에 가담한 「패트리셔·허스트」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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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샌프란시스코16일 AP합동】지난 2월4일 공생 해방군(SLA)에 납치되었다가 SLA에 가담하겠다고 선언한바 있는「샌프란시스코」의 신문왕 「랜돌프·허스트」씨의 딸 「패트리셔·허스트」양(20)이 15일 「샌프란시스코」의 한 은행을 습격, 현금을 강탈하고 지나는 행인에 총상을 입힌 SLA강도단 중에 끼여 있었음이 16일 밝혀졌다.
15일 상오9시쯤 「샌프란시스코」시내 「하이버니어」은행에는 권총과 「카빈」으로 무장한 4명의 백인 여자와 1명의 흑인 남자 등 5명이 SLA를 자처하며 침입, 1만6백92「달러」 51「센트」를 강탈하여 밖에서 2대의 차 속에 대기 중이던 4명과 함께 도주하다가 지나는 백인 10대 소년 2명에게 총을 난사, 부상을 입혔는데 은행 안에 장치된 자동「카메라」에 「허스트」양의 모습이 잡힌 것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이 사진에서 「허스트」양이 군용「카빈」을 메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밝히고 그녀가 자진 가담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다른 SLA단원이 「허스트」양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다른 사진에 비추어 그녀가 강도단에 가담하도록 강요됐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FBI는 또 이번 강도 사건은 SLA의 이른바 야전 사령관인 「도널드·데이비도·디프리즈」의 주도로 신입 단원인 「허스트」양에게 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자행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허스트」양을 일단 중대한 증인으로 분류, 소환영장을 발부했으며 나머지 강도범들인 「낸시· 링페리」와 「미설·솔티직」「캐밀·크리스틴·홀」 등 3명을 수배했으며「허스트」양이 강도 사건에 관련됐음이 밝혀지면 그녀를 은행강도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허스트」양의 부모들은 이 같은 소식에 접하자 심한 충격을 받고 『6개월 전에는 어린이던 애가 6개월 후에 은행 강도가 되다니』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허스트」양은 「갤리포니아」대학에 재학 중 지난2월4일 「버클리」에서 SLA에 납치된 후 69일만인 지난3일 「캘리포니아」의 한 방송국에 녹음 「테이프」를 통해 자신이 SLA에 자진 가담했다고 선언했다.
「허스트」양의 피랍 후 「샌프란시스코·이그재미너」지의 사장인 그녀의 아버지 「랜돌프·허스트」씨는 SLA의 요구에 따라 2백만「달러」어치의 식료품을 빈민들에게 나누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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