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NHK 회장 "위안부, 어느 나라에도 있었다" 망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일본 공영방송 NHK의 모미이 가쓰토(71·사진) 신임 회장이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쟁을 했던 어떤 나라에도 위안부는 있었다”며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부에 빗대 파문이 일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코드 인사’로 선임된 모미이는 “정말로 (위안부 문제가) 한국에만 있었다고 생각하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으며 “전쟁 지역엔 어디에도 있었다. 독일엔 없었나. 프랑스엔 없었나. 네덜란드엔 왜 지금도 매춘거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위안부를 매춘부에 빗댄 것으로 지난해 5월 “일본만 그랬느냐”라고 주장한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발언과도 유사하다. 그러면서 “지금의 모럴(도덕)로 보면 나쁘지만 그 당시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회장이라는 직분을 잠시 접어놓겠다”더니 “한국은 일본만이 (위안부) 강제연행을 한 것처럼 말하니 문제가 복잡하다. ‘돈을 내라, 보상을 하라’고 하지만 이미 일한조약(한일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는데 왜 다시 문제 삼는지 이상하다”고 한국을 비난했다. 기자들이 “회장이란 직분을 접어뒀다지만 회견은 회견”이라고 지적하자 그는 뒤늦게 “모든 발언을 취소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독도·센카쿠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NHK 국제방송을 통해 알리자는 정부 주장에 대해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찬성했다. 하지만 아베 내각의 일부 각료와 NHK 내부에서도 경악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내각의 한 각료는 “언론사 최고경영자로서 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즉시 사임’을 주장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아베 코드 인사' 모미이
내각 일부선 사임 주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