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산업은 시작 단계”|한국에 온 영국 BLMC 전 사장 「턴벌」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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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영국 자동차 산업의 거물이 한국 자동차 공업 육성을 위해 왔다. 영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 BLMC(「브리티쉬·레일랜드」자동차회사)의 전 사장「조지·헨리·턴벌」씨(47)가 그 사람이다.
「턴벌」씨는 지난 3월30일 내한, 현대 자동차 회사 부사장에 부임했다.
작년 9월 BLMC경영진과의 의견 차로 자리를 내놓은 다음 현대자동차의 제의를 받아들여 한국에 오기로 하자 영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버밍검」과 영국「매스컴」은 그의 동향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었다.

<한국에 오게 된 동기는?>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바로 시작된 단계에 있다.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며 따라서 큰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훗날 한국 자동차가 시작했을 때 큰 공헌을 했다는 자취를 남기고 싶어 왔다. 열심히 일하겠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전망은?>
현재 국내시장이 좁으나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이 증대하면 80년대에는 지금의 연간2만대에서 30∼40만대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본다. 세계 어느 나라라도 그랬지만 국민소득이 자동차를 살만큼 되면 누구나 사고 싶어하는 것이다.

<75년까지의 자동차 국산화 시책과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한 생각은?>
국내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닦은 후에 수출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세제 뒷받침도 필요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다른 나라와 경쟁하려면 최소한의 국내시장이 있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질·기술 개선 등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을 국산화해 나가서 수입하는 자재를 줄여 외자 부담을 감축하고 외화를 절감하는 만큼 세제상 혜택을 주어 「코스트」를 내리며 그러면 다시 국내 수요를 확대하여 대량생산에 들어가서 국제 경쟁력을 붙여 나가야 하는 것이다.

<국내 기술을 개발하려는 계획은?>
자동차 산업 기술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세계에 잘 알려진 기술이므로 가장 좋은 것만을 골라 좋은 차를 만들겠다. 기술적으로 애로가 있겠지만 다른 나라에서 범했던 실수를 피해 최단 시일 내에 훌륭한 기술을 배우도록 하겠다.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GNP성장률이 10%선이라는 것을 알았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나라다. 금년은 「에너지」위기로 「슬로다운」하겠지만 꾸준히 성장은 계속할 것 같다. 75년 성장률을 한국 정부는 9%로 보는 모양인데 신중히 전망한 것이 아닌가 한다. 「턴벌」씨는 3년 간 계약으로 중견 기술자 5명과 함께 일할 것이나 가능하다면 좀더 오래 일할 생각이라고 덧붙인다.
부인과의 사이에 2녀 1남이 있으며 부인은 3개월 안에 뒤따라 올 것이라고. <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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