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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국민 식수 기간을 맞아 살펴본 현황과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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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월이 왔다. 나무를 심는 계절이다. 정부는 1일부터 15일까지를 온 국민의 나무 심는 기간으로 정해 놓았다. 산을 푸르게 가꾸어야 한다는 과제가 30년을 끌면서도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나무 심는 때를 맞아 아름다운 숲을 이루기 위한 제언을 해본다. <편집자주>
산림에 대한 투자는 흔히 교육 투자에 비교되고 있다.
그것은 이들에 대한 투자의 결실이 모두 한 세대를 거르는 장구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고 투자 효과의 불가시성 불가측성에도 불구하고 투자가들은 먼 앞날의 백년대계를 위해 투자하는 점에서, 그리고 특히 이들 투자의 결실은 그 자체가 또 다른 여러 결실을 낳는 양동이 된다는 점 때문이다.

<전국의 70%가 임야>
그러나 이 같은 산림 투자의 특수성은 그 특수성 때문에 민간의 산림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자본의 긴 회임 기간, 투자 수익률의 저위성, 투자 효과의 불확실성 등은 정책적인 무관심까지 겹쳐 방대한 면적의 국토를 방치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국토 9백93만 정보의 이용 현황은 농경지가 2백33만6천 정보로 24%, 임야가 6백68만3천 정보로 67%, 기타 8.3%로 분포돼 있다.
이처럼 많은 임야 중 그런대로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절대 임야는 3백50만 정보에 지나지 않고 암석지 등을 제외한 상대 임야 2백만 정보는 거의 버려진 상태에 있다.
이 버려진 상대 임야를 개발, 농경지로 활용한다든지 유실수나 경제 수종으로 조림 활용할 수만 있다면 이는 곧 국토의 5분의1을 더 늘리는 효과와 같은 것이다.
우리 나라 산지는 임야 자체가 이처럼 방기 돼 있을 뿐만 아니라 입목지도 조림이 부실하여 임목 축적량은 정보 당 10입방m밖에 안 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목 축적량을 기록하고 있는 「스위스」의 정보 당 2백26입방m나 서독의 l백32입방m, 미국의 66입방m, 「캐나다」의 52입방m와는 비교도 안 되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웃 일본의 75입방m 대만의 1백15입방m와도 현격한 차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나라 산림이 이처럼 황폐한 것은 일제 말기의 무차별 벌채, 해방 후의 혼란과 6·25동란을 계기로 한 치안 벌채가 성행했던데 반해 인공 조림을 통한 복구 작업이 소홀했던 것도 큰 이유 중의 하나다.
이조 시대의 산림 자원은 약7억입방m에 달했으나 해방될 때까지 약4억입방m가 일본에 의해 남벌됐다는 추정이다.
이 같은 산림의 황폐는 외재 도입이라는 직접적 손실과 산지의 보수력을 약화시켜 막대한 한·수해를 불러일으키는 등 이중·삼중의 피해를 초래한다..
지난 10년간 우리 나라의 목재 수요는 해마다 39%씩 늘어났으나 생산이 뒤따르지 못해 목재 수입은 해마다 55%씩 증가했다.
따라서 63년에 53%에 달했던 목재 자급률이 계속 떨어져 최근에는 20%선에 머무르고 있다.
전 국토의 67%라는 광대한 임야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 같은 낮은 자급률 때문에 해마다 1억불 이상의 외재를 들여오고 있는 실정이다.

<연간 피해 천7백억원>
한편 산림 황폐의 간접 피해는 연간1백70억원에 이르고 있다.
즉 지난 10년간 한·수해는 홍수 피해가 9백80억원, 한해가 7백30억원 도합 1천7백10억원에 달했던 것이다.
산림은 국토 보전이나 재해 방지 이외에도 급속도로 오염돼 가는 인간 환경의 보호 수단으로 또는 관광적 가치까지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산림 황폐의 피해는 단순한 실물 가치의 손실을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각 국의 임업 정책이 지금까지의 단순한 목재 생산 위주에서 「환경 임업」 「관광 임업」정책으로 전환되고 있는 경향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도 산림의 황폐화는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세계의 산림 면적은 41억2천6백만 정보로 추정되고 있으나 해마다 공장·도로·택지 및 농경지 등으로 잠식당하여 점차 줄어들고 있는 반면 목재 수요는 증가, 세계적인 목재 자원의 그같이 현저해지고 있다.

<원목 수출 제한 움직임>
즉 58년의 1인당 산림 면적은 1.4정보였으나 63년에는1.2정보로 줄었으며 이 같은 감소 추세와 함께 조림 사업의 긴 투자 회임 기간으로 인해 인공 조림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오는80년대 후반기에는 세계적인 목재 공황에 직면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지역은 1인당 산림 면적이 0.3정보에 불과한데 비해 인구는 56%가 집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이용 가능한 산림의 72%가 이미 개발된 상태에 있기 때문에 목재 구득난은 한결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렇듯 목재 자원이 감소 추세를 보임에 따라 원목 수출국의 수출 제한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어 우리 나라도 외재 도입이라는 안일한 임업 정책이 곧 시련에 부닥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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