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폭행 혐의' C성형외과 원장 뭐하나 봤더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르내린 청담○○○성형외과(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최○○ 원장(43). 여직원이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하면서부터 사건이 불거졌다. 일단 최 원장은 여직원의 고소에 '무죄'를 주장하며 맞고소한 상태. '연인'이 합의 하에 가진 성관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최 원장은 이혼남으로 알려짐). 문제는 성관계의 합의 유무에 초점이 맞춰질 뻔 했다.

▲ 청담○○○성형외과

하지만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엎친 데 덮친 격일까? 이곳에서 성형수술을 받았던 방송인 에이미가 부작용을 호소해 '해결사'로 나섰던 현직 검사인 남자친구가 최 원장과 불편한 거래를 했는데, 하필 '그 병원'이 '이 병원'이었다. 세간에 더 드러난 이유다. 그래서 최 원장의 행보가 궁금했다.

이에 22일 기자는 성형수술 문의 고객으로 가장해 해당 성형외과에 전화를 걸었다. "안면윤곽수술을 받고 싶다"고 밝히자 데스크 직원은 곧바로 "상담실장이 전화 드리도록 전하겠다"며 휴대폰 번호를 물어갔다. 이윽고 걸려온 전화 한 통.

##

기자: 여보세요?

상담실장: 네 안녕하세요. 여기 청담 *** 성형외과입니다. 안면윤곽 성형수술 비용 문의주셔서요.

기자: 네, 맞아요.

상담실장: 광대는 500(만원)이고요. 사각턱은 600(만원)이에요.

기자: 사실 친구가 여기서 수술 받고 잘 돼서 추천을 받았는데, 혹시 저도 원장님한테 직접 받을 수 있을까요?

상담실장: 뭐, 상담 말씀하시는 거에요?

기자: 아니요. 수술이요. 수술을 직접 원장님께 받을 수 있을까요?

상담실장: 네. 저희는 뭐 원장님이 두 분밖에 안 계셔서요. (고객님이) 지정하시는 원장님한테 수술 받는 건 가능하세요.

기자: 제가 조금 걱정되는 게, 이번에 사건이 좀 있어서…

상담실장: 네네…

기자: 혹시 원장님이 진료를 계속 하시는 지 궁금해요.

상담실장: 아, 네. (원장님이 직접) 진료하시고요. 다 진행하고 있어요.

기자: 아. 사건과 상관없이 그냥 하시는 거에요?

상담실장: 네네. 생각해보시고 연락주세요.

기자: 저기, 안면윤곽술 할 때 프로포폴 맞고 하는 거죠?

상담실장: (안면윤곽)수술은 전신마취로 들어갈 거니까 전신마취는 아무래도 약(프로포폴)이 들어가겠죠.

기자: 그때 간호사들도 동행하시는 거죠?

상담실장: 수술방에는 다 간호사가 있습니다.

기자: 네 알겠습니다.

상담실장: 네 감사합니다.

##

▲ 성폭행 혐의로 고소 당한 최 원장이 운영하는 청담 ○○○성형외과 홈페이지 일부. 저소득층 환아를 위한 무료 성형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고 자사 홈페이지에 적극 홍보하고 있다.

위의 통화내용으로 세 가지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첫째, 일련의 사건에도 불구하고 최 원장이 진료는 물론 수술을 직접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폭행 혐의에 불복해 항소한 최 원장의 심리 상태가 반영될 걸까.

둘째, 여직원에게 프로포폴을 주사해 여직원이 무의식에 빠져들었을 때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고소된 상황에서도 환자들에게 프로포폴을 주사하는 성형수술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그 병원이 이 병원임을 모두 다 알고 있을까.

셋째, 프로포폴을 주사할 때마다 간호사가 수술실 현장에 동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여직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프로포폴을 주사했을 당시에는 간호사가 동참했을 리 없고, 그 이유는 그 둘의 관계가 연인 사이였기 때문이었을까. 그렇다면 연인 사이였기 때문에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최 원장의 진술에 힘이 실리는 걸까. 아니면 연인 사이였어도 합의 없이 일방적인 성폭행이었을까. 이도 저도 아니면 간호사가 모두 퇴근한 시각에 원장과 여직원 간 강압적으로 벌어진 성폭행이었을까.

이 같은 추측이 난무한 상황이지만 해당 성형외과는 정상 운영하고 있다. 이것만이 유일한 팩트(fact)다.

▲ 21일 JTBC 뉴스9 직격인터뷰에서 손석희 앵커(오른쪽)가 에이미에게 검사와 최원장과의 사건을 인터뷰하고 있다.

▲ 21일 JTBC 뉴스9 직격인터뷰에서 에이미가 자신의 남자친구인 검사에 대해 세간에 알려진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며 해명하고 있다.

한편 '해결사 검사'와 연인 사이를 밝힌 에이미(32·이윤지)는 21일 JTBC '뉴스9' 직격인터뷰 코너에 출연해 남자친구가 최원장을 협박해 돈을 받아냈다는 건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에이미는 "검사님(남자친구)이 병원장(최씨)을 협박하지 않았다"며 "내가 아프니까 그것때문에 화가 나서 다소 거칠게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17일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일명 '에이미 해결사 검사'로 불리는 춘천지검 전 모 검사에 대한 세 번째 소환조사를 실시했다. 전 검사는 지난해 에이미로부터 "성형수술 부작용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듣고 에이미가 수술을 받은 성형외과 병원장 최씨를 만나 재수술 및 치료비 환불 등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송 이튿날 대검찰청은 에이미의 남자친구 전검사를 구속 기소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2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성형외과 원장을 협박해 에이미에게 무료로 재수술을 해주게 하고 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다른 병원 수술비를 변상하도록 한 혐의(공갈, 변호사법위반)로 A 검사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술 요구가 검사의 권한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기기사]

·“의학한림원에 ‘한방사’ 영입이 웬 말? 분노 금치 못해” [2014/01/27] 
·인센티브 두고 병원 vs 제약 동상이몽 [2014/01/27] 
·카드정보만큼 심각한 ‘의료정보’ 유출…2000명 단체소송 [2014/01/26] 
·눈에 멀미약 바르고 병역 피하려던 남성 결국엔? [2014/01/27] 
·어린이 타이레놀 현탁액 새 출시 [2014/01/27]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