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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성북∼왕십리∼용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용산역∼청량리역∼성북역에 이르는 18.2㎞의 전철 경원선은 공정50%를 끝냈다. 교외선을 따라 철길주변에 전주는 모두 세워졌고 역마다「빔」과「플래트폼」시설이 한창이다.
청량리역과 성북역(도봉구 월계동415)사이의 신설 휘경역은 지난해 11월「콘크리트」기둥을 세우다 중단된 후 지난 6일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외대에서 1백50m쯤 떨어진 휘경 제4건널목 바로 앞에 역사가 들어서게 되자 이문동 일대는 땅값이 치솟았다.
지난해 가을까지 1평에3, 4만원 하던 택지가 5∼7만원으로 오르고 큰길가는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뛰었다. 집과 땅을 사려는 사람들이 1주일 전만 해도 하루 수십 명씩 몰려 3∼4평 짜리 복덕방은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을 정도로 붐볐다는 것. 신설역 앞 일진사 복덕방의 윤형섭씨(39)는 『이제는 집을 내놓는 사람이 없어 사려는 사람이 하루 30여명씩이 몰려왔다가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복덕방은 대목 노려>
지난해 가을 집을 팔고 1㎞쯤 떨어진 휘경동 사무소 부근으로 이사했던 김 모씨(40)는 일본에서 전철을 타보고 귀국한 뒤 지난달 다시 역사부근으로 집을 옮겼다고 했다. 오는 4월 휘경역이 완공되고 8월15일 전철이 개통될 때 이 일대에 또 부동산「붐」이 일 것으로 보고 역사주변 1백m안에 15개의 복덕방이 들어서 대목을 노리고 있다.
주민들은 인천·안양과 휘경역이 전철과 지하철로 바로 연결되면 외대와 경희대의 통학생이 늘고 통학생이 지금보다 10배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역 주위에 술집 등 유흥가와 상가가 형성되면『땅값 비싼 이문동』이 될 것이라고 기대가 대단하다.
전철의 종점인 성북역은 구내에 전차전용선로와 「플래트폼」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 헤쳐 놓았다. 교통이 나빠 역에 설치한 화물「센터」마저 제대로 활용 안되던 이 지역에도 전철「붐」이 불어 닥쳤다.
산으로 둘러싸인 4백여 호 밖에 안 되는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하루40∼50명씩 몰리고 있는 실정. 지난해1평에 1만5천원 짜리가 3, 4만원으로, 2, 3만원 짜리 역 앞의 땅은 5∼8만원으로 값은 배 이상 뛰었지만 살수가 없다고 한다.
『지금까지 안 팔고 참아왔는데 이제 팔겠느냐』는 것이 땅 가진 사람들의 말.

<땅 주인들 시세관망>
역 앞5백 평의 대지에 이발소·가게 등을 세놓고있는 윤모씨는 전철이 개통되면「빌딩」을 올리겠다고 희망에 부풀어 있다.
성북역이 전철의 종점이 되면 앞으로 경원선·경춘선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주민들의 기대. 그러면 유흥업소와 숙박시설이 번창하고 시내에서 사람들이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주변이 너무 좁기 때문에 발전의 전망은 흐린 편. 때문에 주민들은 도봉구 월계동 산168의3, 산401의2등 지대가 낮은 임야를 지목 변경해 택지로 개발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량리역과 성북역 사이의 전철은 동대문구 전농동589 구름다리에서 종로선 지하철과 연결, 운행된다. 지하철연결공사는 현재80%의 공정으로 4월 하순에 끝날 예정.
이에 비해 같은 노선인데도 청량리역∼용산역 구간은 시내가운데인 탓인지 전철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성동구 행당동196 신일사 복덕방의 최재현씨(63)에 따르면 왕십리역 앞 50여m가량이 역 광장으로 계획돼 있어 전철이 개통되면 역 광장이 확장될까 우려해 오히려 매기가 떨어졌다는 것.

<왕십리는 매기부진>
시내를 통하는 간선도로가 1백m거리에 있어 전철이 교통에 큰 도움이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얘기다.「빔」공사가 한창인 서빙고역 앞 주민들도 역이 확장되면 건물이 밀려날까 걱정이다. 전철이 개통된다고 해도 철길을 따라 비좁게 자리잡고 있는 택지에 집이 더 들어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주민 오준성씨(33)는『전철이 생긴다해도 그 흔한 복덕방마저 하나 없다』면서 동빙고동과 반포지구를 잇는 한강교가 생겨 남서울과 서빙고역이 연결되면 전망이 있다고 내다보았다.
용산∼청량리간의 전철은 지하철·「버스」등 다른 대중교통수단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을 우회하고 있기 때문에 교통량을 분산한다는 효과 이상의 뜻이 없다.
따라서 반경45㎞ 이내의 수도권 인구분산을 목적으로 한 전철이 경원선의 경우 청량리역과 성북역 간의 5.6㎞만 제구실을 하게되는 셈이다. 성북역 주변등 변두리 지역주민들은 청량리에서 지하철과 연결되는 전철을 의정부까지 연장해야한다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했다. <이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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