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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식으로 정치범 처형한 「스페인」|아주 식민지 독립인정 권고한 「포르투갈」 육삼차장 해임|「셀」황제, 직계혈족에 두 번 배신당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작년 「스페인」의 「블랑코」 수상이 암살된 뒤 새로 취임한 「카를로스·아릭아스·나바로」 수상은 언론제한 완화 등 보다 넓은 정치적 자유를 약속했지만 81세의 완고한 노독재자 「프랑코」의 철권통치방식에는 변함이 없는 듯.
그는 최근 똑같이 사관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은 두 죄수 중 전직경관은 목숨만은 구해주었으나 「이베리아」 해방운동기구라는 무정부주의 단체에 소속된 「살바도르·퓌그·안티치」(25)라는 청년에 대해서는 「유럽」 각국정부와 「바티칸」의 끈질긴 사면청원을 묵살하고 「가로트」라는 「스페인」 특유의 잔인한 방법으로 처형하는 것을 승인. 이 처형법은 14세기 봉건시절서부터 흉악범을 고문하거나 사형하는데 쓰여온 것으로 특수의자에 죄인을 졸라매고 목에다 철제고리를 감아 형집행자가 긴 나사로 이 쇠고리를 죄어 질식시키거나 목을 부러뜨려 죽이는 사형법. 「퓌그」는 63년 이래 이런 방법으로 처형된 첫 번째 희생자가 된다.

<자손복 없는 셀 황제>
○…황실족보가 「솔로몬」 왕과 「시바」의 여왕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서 「왕중왕」「유다의 사자」「솔로몬의 후예」 등으로 불려오던「이디오피아」의 「하일레·셀라시에」황제는 최근 일어난 군 반란 때 그의 직계혈족에 의한 두 번째 배신을 맛보아 「자손복 없는 황제」로 동정을 받고있다.
「셀라시에」 황제는 1960년 12월 「브라질」 외유 중에 일어난 친위대 「쿠데타」 때 「악스마·와센」 황태자가 이에 가담, 의유를 중단하고 급거 귀국하여 진압한 경험을 갖고있는데 이번에는 반란군이 지난주 초 홍해에 있는 「마사와」 해군기지를 점령하자 해군사령관이란 막중한 책임을 지고있던 손자 「에스킨다·데스타」 소장이 소해정을 타고 「프랑스」로 줄행랑을 친 것.
진노한 황제는 황위계승 5∼6위에 있는 이 괘씸한 손자를 사령관직에서 해임하기는 했지만 이 같은 배신의 원인이 44년이란 오랜 그의 제위에 대한 반발이기 때문에 사태는 심상치 않은 것 같다.

<미대배심원 화제>
○…「닉슨」 미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은 대배심의 전 백악관보좌관 7명에 대한 기소결정으로 크게 높아졌는데 이 결정을 내린 23명의 대배심원들이 「닉슨」이 늘 자신의 지지기반이라고 주장해 온 소위 「말없는 다수」(사일런트·머조리티)에 들어맞는 인물들이라 해서 화제.
대배심의 구성은 남녀비율이 13대 14, 흑백비율이 17대 6으로 흑인이 월등히 많고 직업별로는 하녀·청소부·「엘리베이터」 기사·대학수위·음식점회계원·무직자·비서·속기사·우편배달부·시 서기·「택시」 운전사·주부·의회도서관 사서·해군장교·경제 전문가 등 다양하다.
이들은 사건처리에 너무나 열심이어서 대배심 간사격인 「프레이걸」은 이 일에 얽매여 승진명부에서 제외되었는가 하면 대학수의인 「화이트」는 그 직을 내놓기까지.
이들은 조사내용을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박탈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때로는 자정까지 일을 해야 하지만 하루수당은 고작 25「달러」.

<「포르투갈의 장내」|식민지 지위를 인정>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오랫동안 반 「게릴라」 작전에서 공훈을 세운 「포르투갈」 육군참모 차장 「안토니오·스피놀라」 장군이 갑자기 해임되었다.
그는 최근 『「포르투갈」의 장래』라는 저서를 통해 「아프리카」 식민전쟁의 어떤 군사적 해결도 바람직한 것이 못된다고 주장, 「포르투갈」 영을 「포르투갈」과 꼭 같은 법적지위를 가진 부분적 독립국으로 인정하자고 권고했던 것.
외부세계의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2차대전의 식민지 유산에 악착스럽게 매달리고 있는「포르투갈」로서는 식민전쟁의 현지 지휘관의 이러한 충언은 퍽 아팠던 듯.
「스피놀라」 장군의 권고는 또 「포르투갈」 군이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월남의 「밀라이」 사건과 같은 무차별 양민 학살전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있은 직후여서 「게릴라」 전의 무위를 시인하는 인상도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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