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학신입생이 원하는 장래직업과 전공학과|서울대 대학신문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울대학교 대학신문(3월 11일자)은 올해 처음으로 계열별 모집을 한 금년도 신인생 총 3천 2백 40명 (남 2천 7백 87명·여 4백 53명)의 장래희망직업과 지망전공학과를 조사, 발표했다.
「플래쉬맨」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교수(1천 38명) ②「엔지니어」(5백 52명) ③교사(2백 1명) ④법관(1백 67명) ⑤의사(1백 48명) ⑥공무원(1백 30명)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장 인기 없는 직업으로는 배우·「아나운서」·통역관·마취사·간호원 등 (각1명)이었으며 과거 학생들이 많이 희망하던 언론인(32명) 은행원(4명) 정치가(32명) 등은 하위권에서 맴돈는 형편.
외교관(66명) 회사원(68명) 경영자(89명) 칫과의(87명) 약사(51명) 사업가(46명) 등이 중간 정도의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검사(23명) 변호사(19명) 수의사(27명) 등은 중하의 인기.
이상의 통계는 대체로 신입생들의 직업관이 현실에 집착, 안정성 있고 존경을 받는 교수나 법관 같은 직업을 택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한때 인기가 높던 언론인 지망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은 현실적으로 볼 때 당연한(?) 추세라 할 수 있겠다.
이번 신입생들의 희망직업 통계는 『청년들은 우리가 어떤 것을 칭찬하는가에 의하여 직업을 선택한다』는 「카토」의 선택원리를 따랐다고 볼 수 있다.
한때 『돈이면 그만』이라는 사회풍조를 따라 학생들에게 인기 직종이던 사업가나 경영자 등이 상위권에서 추락한 것은 아직 사회에 물들지 않은 신입생들의 「순진성」에도 기인하겠지만 지성과 현실의 조화를 이룩하려는 「엘리트」로서의 「사명」을 의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희망직업과도 관련이 있는 신입생들의 전공학과 지망은 몇몇 「인기학과」에 집중되는 경향이다.
30개 학과가 속해있는 자연계열에서 과정원을 초과하는 학과는 전자공학, 조선공학, 화공학과 등 9개 학과 뿐.
사회계열 역시 13개학과 중 정원을 초과하는 학과는 법학, 경제학 등 2개 학과며 인문계열에서는 11개 학과 중 정원이 넘는 과는 유일하게 영문과 하나 뿐이다.
그 밖의 교육계열, 농학계열, 가정계열도 역시 과 정원을 넘는 학과가 2, 3개학과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표참조)
이같이 2년 후에 있을 전공학과 선택에 대한 학생들의 편중된 지망현장은 앞으로의 조정문제와 더불어 계열별모집의 문제점을 또다시 제기했다.
물론 문교당국이나 대학당국이 계열별 모집을 계획 추진함 당시, 이러한 현실적 고려를 안 했을 리 없겠지만 지망자가 없는 학과를 없앨 것이 아니라면 좀더 현실적 여건과 사회적 환경을 충분히 고려했어야할 아쉬움이 없지 않다.
2년간의 충분한 교양과정을 마치고 성적과 적성에 따라 학과를 선택시킨다는 계열별 모집의 근본취지는 좋은 것이지만 이 같은 신입생들의 특정학과에로의 집중지망 현상을 현실적으로 완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인 묘방」은 아직 없는 게 사실이다.
또 최악의 상황으로는 적성과 기초성적이 훌륭한 학생들이 과별정원 보다 초과할 경우는 학생을 위해서는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역설도 가정할 수 있다. 물론 제2의 지망학과라는 차선의 예비책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쉽게 풀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이각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