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4위로 끝난 '초롱이 돌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한국 여자골퍼들은 개막전 우승의 달콤함을 맛보려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무래도 뒷심이 부족했다. 뚝심있는 박세리(26.CJ)가 컷오프되지 않고 상위권에 버티고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웰치스프라이스챔피언십(총상금 80만달러) 정상에 도전한 김초롱(19)과 박지은(24)이 나란히 공동 4위에 그쳤다.

김초롱과 박지은은 17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투산 랜돌프파크 골프장(파70.5천6백20m)에서 폐막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번갈아가며 LPGA 투어 최고의 장타자 가운데 한명인 웬디 둘란(35.호주)의 추격전에 나섰지만 무위로 끝냈다.

둘란은 예전과 달리 이렇다할 미스샷 없이 견고하게 버텨 우승을 차지했다. 여유 넘치는 신인 김초롱은 이날 버디를 4개 잡았지만 보기도 4개를 범한 탓에 이븐파에 그쳐 3언더파로 선전한 박지은과 함께 합계 17언더파 2백63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에서 선두 로리 케인(캐나다)에게 1타차 뒤진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은 김초롱은 1번홀(파4)과 2번홀(파3)에서 연속 버디로 선두에 나서 이변의 주인공이 되는 듯 싶었다.

그러나 김초롱은 6번홀까지 4개의 버디를 뽑아낸 둘란에게 곧바로 2타차 선두를 내줬다. 김초롱은 10번홀(파4)에서 1.5m 버디 퍼트를 넣어 1타차까지 추격했으나 이후 집중력이 떨어져 2번홀(파4)과 13번홀(파5)에서 1m 남짓한 파퍼트를 놓치면서 더 이상 점수를 줄이지 못했다.

미국 TV방송사 측은 로지 존스(미국)처럼 샷을 한 뒤 혼자 중얼거리는 김초롱에게 무선마이크를 부착토록 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 올시즌 LPGA 신인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3위였던 둘란은 이 대회에서 평균 2백85야드를 기록한 드라이버샷을 앞세워 7개의 버디(보기 2개)를 잡는 저력을 발휘, 합계 21언더파로 1996년 LPGA 입문 이후 통산 2승째를 기록하며 우승상금 12만달러를 받았다.

박지은은 16번홀까지 19언더파로 1타차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와 역전 우승을 기대하게 했지만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더블보기를 범해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1, 2라운드에 선전했던 김영(23.신세계)은 1오버파에 그쳐 공동 9위(합계 13언더파)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는 14명의 한국 골퍼들이 출전, 이 가운데 3명이 '톱10'에 입상했으며 9명이 30위권에 진입해 올시즌 미 대륙에 '코리안 돌풍'을 예고했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