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문학사 신인문학상|수상 거부한 소설가 이제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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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1월31일 현대문학사제정 금년도 제19회「신인문학인」의 소설부문수상자로 결정된 작가 이제하씨(37)가 돌연 수상을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문단의 주목을 끌고 있다. 시 부문의 김광협씨, 문학평론 부문의 김영기씨, 희곡부문의 윤대성씨와 함께 상을 받게 된 이씨가 수상을 거부하게 된 까닭은 이 상의 명칭이「신인문학상」인데 자기는 이미 신인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
문학은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신인이라면 대체로 갓「데뷔했거나 2,3년 정도의 새 사람을 뜻하지만, 현대문학 신인문학상의 경우 10년 혹은 그 이상의 문인들에게 주어져 왔었다. 심한 경우 72년도에는 당시 회갑이었던 평론가 여구선씨가 상을 받은 일도 있었고 금년도 수상자들 만해도 대체로 10년을 전후한 문인들이다. 김광협씨가「데뷔」한지 9년, 김영기씨가 8년, 윤대성씨가 7년인데 특히 이제하씨의 경우는 58년『노을』이라는 시로『현대문학』을 통해「데뷔」함으로써 이미「데뷔」16년째에 이르러 아무래도 이씨를 신인으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문학에의 길이 수삼 년에 완성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데뷔」한지 10년이 넘었다고 해서 반드시 신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일부 문인의 견해도 있지만 문학상의 의의가 수상자의 의욕을 북돋워 더욱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도록 하는데 있고 명칭이 신인문학상이라면 오히려 5년 안쪽의 명실공히 신인인 문인들에게 상을 주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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