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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엑소(EXO) 굿즈샵 BWCW 가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 BWCW에서 취재 중인 김미림(서울 고척중 2) 학생기자.

2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엑소 사진.

3 엑소가 재치있게 꾸며 놓은 마네킹. BWCW 곳곳에서 엑소가 남긴 싸인과 낙서를 볼 수 있다.

티셔츠·모자·가방·학용품은 기본이다. 햄버거도 있고 전용 음료까지 있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엑소(EXO) 굿즈샵 BWCW에선 '오빠'를 입고 먹고 마실 수 있다. 엑소 노래와 영상이 하루 종일 돌아가고, 벽에는 엑소가 직접 남긴 메시지가 가득하다. 10대들의 아이돌 문화가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현장에 김미림 학생기자가 찾아가봤다. 엑소 세상으로 풍덩~.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의 한 골목. 작은 마당이 있는 3층짜리 단독주택 앞마당에 소녀들이 모여있었다. 주택을 개조해 지난해 8월 10일 문을 연 엑소의 기념품 가게 BWCW다. 이곳은 SM엔터테이먼트 소속 12인조 아이돌 그룹 엑소의 1집 리패키지 앨범(포장을 새롭게 해 내놓는 앨범)의 타이틀곡 ‘으르렁’을 컨셉트로 꾸며진 공간이다. BWCW는 'Boy Who Cried Wolf'(우는 늑대 소년)의 약자. BWCW는 엑소의 흔적이 묻어나는 공간이자 엑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놀이터다.

오픈 초기 초록색으로 꾸몄던 공간은 가을·겨울 시즌을 맞아 지난달 18일 강렬한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이는 마당(운동장)을 지나 1층에 들어서면 벽면에 걸린 엑소 단체 사진이 환하게 반긴다. 1층 휴게실과 각 층 곳곳에선 엑소에게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상품 150종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엑소 멤버들의 캐리커처가 가득 그려진 티셔츠부터 엑소 상징 문양이 박힌 셔츠, 겨울용 야구 점퍼, 모자(스냅백)까지 다양하다. 양말과 가방, 향초도 있다. 홍대 앞 독립 디자이너 브랜드와 함께 공동 작업한 상품이다.

‘으르렁(GRRRR)’문구를 넣은 후드티, 늑대와 대비되는 양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구름 패턴의 티셔츠와 치마까지 전부 엑소를 연상키시는 의상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엑소 로고가 크게 그려진 후드 집업 티셔츠. 엑소 멤버 백현이 방송에서 입고 나와 유명해졌으며, 지금은 절판됐다. SM 패션사업팀 안경희씨는 “엑소 멤버가 실제로 입는 제품이기 때문에 주로 남성용이 많지만, 여성 사이즈로도 나온다”고 말했다.

BWCW의 실내는 학교를 연상케 한다. 엑소가 1집을 발매하면서 내놓은 컨셉트가 교복 입은 학생이었다. 각 공간은 교실·교무실·기숙사·탈의실(체육관) 등을 재현했다. 예를 들어 2층 교실엔 책상과 의자가, 교무실엔 두꺼운 책과 트로피 등의 소품이 놓여져 있다. 지하 1층 체육관엔 샌드백·농구공·야구공 등의 소품과 열두 멤버의 이름이 붙은 캐비닛이 있다. 캐비닛은 엑소에게 편지를 보내는 우편함이기도 하다. 팬레터를 써서 넣으면 실제로 엑소 멤버에게 편지가 전달된다.

캐비닛을 비롯해 벽, 계단, 카페의 테이블 등 곳곳엔 엑소 멤버들이 써놓은 글귀와 낙서, 그려놓은 그림들이 가득하다. 매장 오픈 전날 멤버들이 매장에 방문해 직접 쓰고 그려놓은 흔적이다. 또 멤버들이 이 공간에서 낙서하며 노는 모습을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이 벽면 곳곳에 붙어있다. 사진을 붙였던 자국만 남아있는 경우도 있었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기념품을 떼어간 일부 극성 팬의 짓이다.

‘교내 식당’이라는 이름의 1층 카페에선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판매한다. ‘백현’핫도그, ‘세훈’호빵, ‘카이’에이드 등 멤버들의 이름을 딴 메뉴다. 카페에 설치된 TV에선 엑소 비공개 영상이 종일 나온다. 화면 앞은 영상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간직하는 팬들로 북적였다.

취재팀이 매장에 방문한 지난 14일엔 마침 인근의 SKT 매장에서 엑소의 팬사인회가 열렸다. 스마트폰 신규 가입자에게 선착순으로 사인을 해주는 이벤트였다. 신사동 일대는 이날 아침부터 교통체증을 빚을 정도로 몸살을 앓았다. 팬사인회가 끝나고 샵으로 몰려든 팬들 때문에 매장은 더 북새통이었다. 1층 카페에선 전날 저녁 8시부터 기다려서 사인을 받는데 성공했다는 어느 팬의 전리품을 놓고 여럿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4 기숙사처럼 꾸민 BWCW 3층 매장.

5 엑소 문양이 들어간 캡모자와 겨울용 니트 모자와 비니.

6 엑소가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지하 1층 도서관에서 볼 수 있다.

7 여름용 반팔 티셔츠부터 겨울용 점퍼까지 다양한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마당과 이어지는 또 다른 지하 1층 공간의 이름은 ‘도서관’. CD부터 메모지·파우치·사진 등 문구류와 팬시 상품이 가득하다. 안대·텀블러 등 생활용품, 휴대폰 액세서리도 인기 품목이다. 도서관 한쪽 벽면엔 엑소 멤버 전체가 팬들에게 보내는 글이 적혀있다. 엑소 멤버 시우민군은 “정원에 보물을 숨겨놨으니 찾아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실 보물은 물건이 아닌, 계단 난간 구석구석 잘 안 보이는 곳에 ‘보물’이라고 써놓은 글씨를 말한다. 이걸 아는지 모르는지, 팬들은 매장 구석구석에 남은 엑소의 흔적을 찾아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물건을 구입하는 이는 방문객 수에 비해 그리 많지 않아 보였다.

손님은 99% 여성이다. 아르바이트생은 대부분 잘 생긴 남성이었다. SM 안경희씨는 “매장의 남자 아르바이트생은 거의 모델이나 연예인 지망생이다. 이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도 있다. 관광객을 위해 일본어·중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BWCW는 2월 2일까지만 운영한다.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기 때문이다. 엑소의 흔적이 남아있는 놀이터는 추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것일까. 대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SM 소속 연예인 전체를 아우르는 복합 멀티샵이 올 상반기 문을 열 예정이다.

김미림 학생기자의 취재 후기

“BWCW를 방문하기 전까지 굿즈샵은 단순히 물건만 진열해 놓은 매장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번 취재를 통해 생각이 바뀌었죠. 실제로 엑소가 입었던 옷들이 전시되어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엑소 멤버들이 그린 그림과 메시지를 보니 마치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네요. BWCW는 엑소의 놀이터이자, 엑소와 팬들이 하나 되는 공간입니다. 엑소의 흔적을 찾고 있다면 지금 당장 BWCW에 가보길. 팬이 아니더라도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적극 추천.”

글=황유진 인턴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동행취재=김미림(서울 고척중2)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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