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14’에선 1~2년 내 시장에 나올 최첨단 가전 제품들이 쏟아졌다. 단순히 성능만 업그레이드한 게 아니다. 3D 프린팅, 센서, 물체끼리 서로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 등 우리 삶을 혁명적으로 바꿀 새로운 기술들이 대거 적용됐다. 신기술이 탑재된 제품들과 함께 하는 다가올 미래의 하루를 주부의 하루 일과 형식으로 구성했다.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만난 생활의 혁명
“나미래: 나 일어났다~.”
“TV: 네. 평소 보시는 뉴스 채널로 TV를 틀어둘게요.”
“세탁기: 빨랫감 세탁도 지금 시작할까요?”
2016년 1월 19일 오전 6시. 전업주부 나미래(34)씨는 LG 스마트폰 메신저인 ‘홈챗’에 아침인사 문자를 보내는 걸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러면 가전제품을 하나하나 작동시키지 않아도, 나씨의 평소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가전제품에 알아서 작동 명령을 내려주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지시만 하는 게 아니다. 명령이 헷갈리거나 사용자에게 알려줄 사항이 있는 경우엔 가전제품이 나씨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다.
“오븐: 저, 아까 오븐에 넣어둔 생선이 조금 있으면 탈 텐데, 안 꺼내도 괜찮으세요?”
오전 7시. 서둘러 음식을 꺼낸 뒤 LG 웹OS TV의 리모컨을 집어 들었다. 마우스를 움직이듯 리모컨을 좌우로 움직이면 컴퓨터를 하듯 스마트TV를 조종할 수 있다. TV 화면의 절반을 갈라, 뉴스는 음소거로 해놓고 유튜브에 ‘Chopin’이라고 입력했다. 쇼팽의 발라드 1번을 들으며 요가 매트 위에서 1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오전 8시. 하루 종일 머리에 쓰고 있는 뇌파 분석 헤어밴드 ‘뮤즈’의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해봤다. 어젯밤엔 불안하거나 긴장 상태에 있을 때 나오는 베타 뇌파가 주를 이뤘다. 초등학교 3학년인 막내딸이 가방에서 70점 맞은 수학 시험지를 주섬주섬 꺼낸 뒤부터다. 다행히 지금은 푹 잔 뒤 운동까지 하니 마음이 편안할 때 나오는 감마 뇌파가 활성화돼 있다. 기분 좋게 아침을 준비할 수 있겠다.
오후 2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서둘러 장 보러 갈 준비를 한다. BMW 전용 앱이 깔린 삼성 갤럭시기어에 대고 “히터 좀 들어줘”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메신저에 다시 “로봇청소기, 거실이랑 안방만 청소해둬”라고 문자를 보내고 차로 향했다. 히터가 켜진 건 물론 차 시트가 따뜻하게 데워져 있다.
옛날 같으면 장을 보는 내내 집안 냉장고에 뭐가 있었는지, 있는데 또 사는 건 아닌지 헷갈렸을 터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메신저에 물어보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냉장고: 귤 30개 있어요. 우유는 한 통도 없는데요.”
오후 5시. 학원 다녀올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할 시간이다. ‘초콜릿광’인 큰아들을 위해 점심쯤 미리 로봇 모양 초콜릿 인쇄 준비를 마쳤다. 아들이 좋아하는 로봇을 스캐너로 스캔한 뒤 3D 프린터에 입력하고, 설탕과 초콜릿 분말만 넣으면 끝이다. 5시간이면 근사한 ‘로봇 초콜릿’이 ‘인쇄’되어 나온다. “우와~”하고 탄성을 연발할 아들 녀석 생각을 하니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저녁 7시. 저녁상을 차리기 위해 장을 보고 삼성 셰프컬렉션 냉장고의 ‘셰프 존’에 넣어둔 등심을 꺼냈다. 이 구역은 생선ㆍ육류를 보관하기 가장 좋은 온도인 영하 1도로 맞춰져 있다.
식사를 하고 나서도 누가 설거지를 하느냐를 두고 남편과 실랑이를 벌일 필요가 없다. 셰프컬렉션의 새 식기세척기는 물 분사 방식을 130년 만에 바꾼 덕분에 기존 세척 시간의 절반인 30분이면 4인 가족이 한 끼 먹은 그릇을 깨끗하게 씻어주기 때문이다.
밤 10시. 저녁 먹고 소파에서 곤히 자는 딸아이를 깨운다. “서영아~ 자기 전에 세수하고 양치해야지!” 열심히 칫솔질을 할 동안 스마트폰으로 아이 어금니의 치석까지 구석구석 깨끗하게 제거됐는지를 확인한다. ‘100% 완료’ 문구를 확인한 뒤 아이들의 엉덩이를 두드려가며 침대로 보냈다. 헤어밴드를 확인하니 휴식기에 나오는 감마 뇌파가 다시금 활성화돼 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잠자리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