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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버려진 사물들과의 대화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58호 25면

뉴욕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 이정진(53)은 사진으로 시(詩)를 쓴다. 사물을 찍어 한지에 흑백의 모노톤으로 프린트해낸다. 그의 대상은 녹슬고 구부러진 못이나 흠집 난 숟가락 같이 “낡고 오래된, 쓸모 없는, 버려진, 볼품없는” 것들이다. 그런 사물에서 그림자를 지우니 세상 인연을 끊고 허공에 동그마니 떠있는 느낌이다. 실제보다 훨씬 크게 확대한 덕분에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디테일들이 슬그머니 말문을 연다.

이정진 개인전 THING 1월 15일~2월 16일 신세계갤러리 본점 신관 12층, 문의 02-310-1921

그에게 사진은 “사물에 내재된 에너지를 표현하는” 작업이다. “사물은 사물로서가 아니라 여백과의 관계에 의해 정의된다”고 말하는 그는 “사물이 품고 있는 에너지가 잘 전달되면 완성도가 높은 것이고 그렇지 않고 (사물이) 독백처럼 있다면 완성도가 약한 것”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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