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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라이벌] 미술작품 즐기며 '우아한 봄맞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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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새봄을 맞아 화랑에 들러 잠시 쉼표를 찍어 보자.

미술작품이 비싸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도 된다. 특별전시를 제외하고는 좋은 그림 앞에서 우아하게 공짜로 눈요기를 즐길 수 있다. 안 사도 그만이다. 요즘에는 화랑가 주변에 분위기 있는 카페와 레스토랑도 늘려 있다.

서울 화랑가는 강북 인사동과 강남 청담동으로 양분돼 있다.

인사동에는 전통 화법에 충실한 작품과 젊은 화가들의 실험성 강한 작품이 골고루 섞여 있는 반면 청담동에는 유명화가의 값비싼 유화작품이 주류를 이루는 등 개성이 뚜렷하다.

◆전통과 파격이 어우러진 강북화랑=지하철 3호선 안국역 6번 출구로 나와 왼편으로 꺾어지면 인사동길이다. 이 곳에는 인사아트센터,나화랑,모인화랑 등 60여개의 화랑이 모여 있다.

1970년대부터 화랑들이 하나둘씩 둥지를 틀기 시작해 지금은 한국의 대표적인 화랑가로 자리잡았다.

인사동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종로구 사간동에도 갤러리현대,금산갤러리, 학고재 등 화랑 간판이 여럿 눈에 띈다.

최근에는 경복궁 맞은 편에 소규모 화랑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고궁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데다 땅값도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화랑가를 자주 찾는 50대 주부는 "인사동에는 젊은 분위기를,사간동에선 조용한 여유를 느낄 수 있어 걸어다니면서 두 곳을 다 돌아보곤 한다"고 했다.

북한산 자락의 평창동에는 국내 최대 화랑인 가나아트센터를 비롯,그로리치화랑, 환기미술관 등이 자리잡고 있다. 아름다운 경관과 맑은 공기에 둘러싸여 쾌적한 분위기가 장점이다.

강북지역 화랑은 수가 많은 만큼 전시된 작품도 다양하다. 도예,유화,수채화, 동양화, 설치미술 등 영역도 넓다. 신인 화가의 유화작품(30㎝×30㎝)은 50만~6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는 레스토랑이나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화랑도 늘고 있다.국제갤러리의 프랑스 음식점 '더 레스토랑'이나 아트선재센터의 인도음식점 '달' 등은 음식점만으로 이름을 얻고 있다.

강북지역 화랑들은 주차공간이 좁아 차를 갖고다니기에는 불편하다.이 때문에 걸어다니는 편이 좋고 요즘에는 미술관 순회버스가 매일 오후1시부터 6시까지 운행된다.

순회버스는 인사동길의 인사아트센터 앞에서 매시간 정각에 출발해 아트선재센터-학고재-환기미술관 등을 거쳐 가나아트센터까지 25분 정도 걸린다.1천원 짜리 표를 사면 횟수에 관계없이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고 일부 화랑은 입장료를 5백~1천원 깎아준다.

월요일에는 쉬는 화랑이 많아 순회버스가 운행되지 않는다.

◆현대적 감각의 강남화랑=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에서 청담동 골목길로 접어들면 40여개 화랑이 몰려 있다.

1980년대 청담사거리에 들어서기 시작한 화랑가는 요즘에는 신사동 광림교회 부근까지 번져가고 있다.

이곳 화랑들은 대부분 1년에 2~3회의 기획전을 여는 게 특징.미니멀(재현적 요소나 환상을 배재한 유파)아트와 모노크롬(단색화) 계열의 작품, 추상성이 강한 유화작품이 많다.

청담동 화랑에는 유명 작가 작품들이 중심이고 20.30대 젊은 작가의 실험적인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어번아트의 박명숙 대표는 "이미 검증된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선호하는 것이 강남 미술애호가들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작품 가격도 비싸 유화(30×30㎝)는 대개 1백50만원에서부터 시작한다.

또 이곳 화랑들은 자기만의 색깔이 분명하다. 카이스갤러리는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을 소개하고 갤러리서화는 추상미술을 주로 다룬다.

쥴리아나갤러리는 솔 르위트나 제임스 브라운 등 해외작가 전시가 많다. 매년 6~7월에 열리는 '청담미술제'에는 즉석 스케치 등 볼만한 이벤트가 많다.

주차시설은 강북지역보다 나은 편이지만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이나 7호선 청담역에서 내려 걷거나 택시를 이용해도 기본요금으로 충분하다. 강남지역 화랑은 대부분 일요일에 휴관한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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