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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불균형 심한 인기 경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 11월20일에 열렸던 한·호 축구는 한국 「스포츠」 사상 유례없는 열광을 불러 일으켰고 해마다 인기를 더해 가는 고교 야구는 올 들어 절경을 이루었다.
하지만 이렇듯 「붐」을 이뤄 입장 수입에서 톡톡히 재미보고 있는 경기 단체가 있는 반면 날로 「팬」들이 외면, 이대로 가다가는 소멸해 버릴 것 같아 의기소침한 경기가 많아져서 문제다.

<축구 관중 작년 2배>
육상과 역도·수영·사이클 등 소위 기록 경기가 해마다 경기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건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같은 인기 종목에서도 국제 대회에서 찬란한 업적을 세운 자랑스런 대표 선수들이 「팬」들이 봐 주지도 않는 텅 빈 경기장에서 고독하게 대회를 치르고 있는 실정.
인기의 정상을 누리는 축구의 경우 올해 모두 32개의 국내 및 국제 대회 (경기 일수 159일)에 모두 74만7천3백27명 (이하 유료 입장객 수)이 입장, 하루 평균 4천7백명이 입장했다.

<텅 빈 「올·스타」전>
이는 작년의 35개 대회 (183일) 48만9천1백46명, 하루 2천6백천여명에 비해 거의 두배나 늘어난 것.
그러나 같은 축구이면서도 제10회 「월드·컵」 예선 (10일간) 대회는 21만2천3백28명이 모인데 반해 군·실업 「올·스타」 축구 대회 (5일간)에는 연인원 고작 1천3백71명이 입장, 하루 평균 2백74명이 매표구를 찾았을 뿐이다.
따라서 축구 전문가들 중에서는 『국제 경기에만 치중하다가 국내 경기에서 망했다』고 한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수지맞는 고교 야구>
인기 절정의 고교 야구는 올 들어 「피크」를 이뤄 전국 규모의 5개 중요 대회 (35일)에 무려 50만4천8백99명이 모여들어 입장 수입만 7천2백65만6천9백20원을 올려 『고교 야구 연맹이 가장 수지맞는 단체』라는 평을 받게끔 됐다.
반면에 「아시아」 선수권 대회를 석권한 실업「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은 관중 없는 잔디 위에서 방망이를 휘둘러야만 했다. 춘계·하계·추계 등 세 실업 연맹전 (30일)엔 겨우 3만1천1백34명이 들어와 2만 관중이 들어설 수 있는 서울 운동장엔 하루 1천명 남짓한 야구광이 지켜봤다.
훨씬 수준이 높은 야구가 수준이 미천한 야구에 이처럼 인기가 뒤진다는 건 기현상이 아닐 수 없다.

<외로운 세계 정상>
농구의 경우 대회일수와 하루 평균 입장객 수는 올해 약간 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올해 19개 대회 17만8천5백7명이 참관하여 하루 1천7백명 남짓한 「팬」들만이 장충 체육관을 찾았다.
그러나 연·고전 농구만이 해마다 「붐」을 이룰 뿐 남자 실업 농구와 소위 『동양의 마녀』가 뛴다는 여자 실업 농구는 관객이 없어졌다.
배구는 올해 13개 대회 (34일)에 고작 4만8천7백58명으로 하루 1천4백명 꼴. 「균형」을 외면한 「발전」은 끝내는 「퇴보」를 면치 못한다.
「스포츠」의 이같은 불균형은 가맹 경기 단체가 전체 발전보다는 인기에 치우치고 운영방법이 불합리하여 생긴 현상. 한국「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하루 빨리 『불균형』이 시정돼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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