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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모 조각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관모씨의 조각전은 67년의 개인전 이후 처음 선보이는 국내에서의 발표전이다. 36세의 그는 홍대를 거쳐 다시 「펜실베이니아」대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제작 활동을 하다가 지난봄 5년여만에 귀국했었다.
이번 30점에 달하는 출품은 모두 목조각품으로 두 경향이 판연하다. 하나는 큼직한 나무토막을 숭숭 불로 지지거나 구멍을 빠끔빠끔 낸 것들이고 다른 하나는 기다랗게 솟아오른 울툭불툭한 줄기이다. 전자가 거무틱틱하게 응집된 양괴라면 후자는 움직이는 어떤 힘의 성장을 표현하고 있다고 할까.
그의 초기 양괴에서 맴돌았는데 비하여 미국에서는 「에너지」의 표현을 통해 활기찬 입체를 찾아내었으며 그 작품으로 11회 「상우파울루·비엔날레」와 「미니애플리스」국제전에 참가했었다.
정씨의 작품은 뭉클뭉클 뭉쳐진 힘(덩어리)의 연쇄성과 그 성장에 의한 「리듬」이라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그는 명제 밑에 작가의 의도를 짤막하게 달았다. 『섭리를 바탕한 「생의 기원」은 배잉과 배양을 견지하며…』 상당히 의미심장한 듯한 어휘의 나열인데 정말 그토록 어렵게 작품이 제작되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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