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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기 사용 급증하는데|가정용 전기 전압 낮아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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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가정용 전기의 전압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최근 「에너지·쇼트」로 가정에서의 전기 「히터」 등의 사용이 부쩍 늘어나고 있으나 공급 전기의 전압이 규정 전압에 미치지 못해 전열기가 제대로 발열되지 않으며 이 때문에 기구의 수명이 단축되거나 화재 발생의 위험마저 주고 있다.
23일 한전 측에 따르면 지난여름 성수기에 1일 최고 2백36만2천㎾를 발전했으나 (8월27일) 유류 파동 후 지난 22일 2백55만5천㎾를 발전, 올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유류 파동 전인 지난 10월중의 1일 평균 발전량은 1백82만6천㎾였으나 유류 파동이 시작된 11월 들어 25일까지의 1일 평균 발전량은 1백90만7천㎾로 1일8만㎾를 더 발전하고 있다.
가정용 전기의 규정 전압은 대부분 1백V로 상하 4V의 오차가 인정되고 있다.
90V이하로 떨어지면 저전압 현상.
한전측이 집계한 전국의 저전압 가구는 6만여호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그 가운데 서울 변두리 지역이 2만5천여호에 이른다는 것.
특히 서울 시내의 저전압 지역에서는 한낮에는 1백20V까지 전압이 상승했다가 초저녁 들면 70V까지 떨어지는 등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형광등이 껌벅거리고 TV화면이 줄어들며 심한 경우에는 아예 켜지지도 않는다.
시판되는 전기「히터」등 난방용 전열기도 대부분 1백V용이므로 저전압 가정에서는 제대로 발열되지 않기도 한다.
저전압 가정에서는 가정용 변압기 (트랜스)로 전압을 조정하고 있으나 불량품이 많아 전기 기구를 망치거나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245일대, 홍은 3동 265일대, 서대문구 갈현동 446일대, 관악구 상도1동 51일대 등은 악성 저전압 지대. 최하 70V에서 최고 1백20V까지 변화폭을 보여 전기 기구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없다는 것.
한전은 한때 발전량이 남아돌아 전기의 사용을 적극 권장했다. 그러나 발전 시설의 확충에만 치우쳐 배선 시설, 노후 전선 교체, 용량에 맞는 주상 「트랜스」의 설치 등에 소홀하여 저전압 현상을 빚는 것으로 지적된다.
연세대 전기공학과 오상세 교수는 『현재의 배선 시설과 옥내 배선 구조로는 규정 전압이 송전될 수 없다』면서 ①배선 개선 ②2백20V 승압 공사 등의 방법이 있으나 모두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한전측은 기존 수용가의 옥내 배선이 조명 시설 위주로 설계, 1회로뿐인 경우가 많아 TV·냉장고·「히터」 등 전기 기구를 파다하게 사용하면 더욱 전압이 떨어질 뿐이므로 동시 사용을 피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전은 연초부터 저전압 주택에 대한 승압 공사를 실시했으나 겨우 45%의 진척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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