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털실로 뜨는 양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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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뜨개질 철이 왔다. 꼭 새실로 옷을 짜지 않더라도 헌 실이나 조각실로 짤 수 있는 수예품들이 많이 있다.
현관이나 응접실·온돌 아랫목이나 차가운 웃목·마룻방 등에 깔아놓은 작은 양탄자(혹은 조각이불)를 조각 털실로 짜놓으면 아주 유용하게 겨울동안 쓸 수 있다. 밤에 공부하는 학생들 발 밑에 깔아줘도 좋고 또 얇게 뜬 것은 책읽을 때 어깨에 걸칠 수도 있다.
뜨는 방법은 특수바늘과 실, 그리고 망을 사다가 「태피스트리」로 하는 편이 가장 질기고 포근하지만 그냥 헌 실·조각실을 이용하려고 할 때는 코바늘이나 대바늘로 짜도록 한다.
코바늘로 간단한 「모티브」를 여러 개 짜서 연결하는 방법도 있고 처음부터 양탄자크기대로 코수를 잡아 한코뜨기나 두코뜨기로 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대바늘로도 작은 네모를 여러 가지 색으로 짜서 조각조각 맞추거나 처음부터 길게 코를 잡아 떠올라가거나 한다.
남은 실의 빛깔이 여러 가지일 때는 각각 분량을 살펴보고 종이 위에 빛깔분배를 대강 그려본 후 시작한다. 꼭 「모티브」 하나하나를 다른 빛깔로 맞추지, 않더라도 불규칙적으로 이 실 저 실을 넣어 짜 올라가면 오히려 멋있는 도안이 될 수도 있다.
다 짠 후에는 가장자리를 코바늘 한코뜨기로 한바퀴 둘러 다듬어주고 네 귀퉁이에는 방울을 만들어 달아도 재미있다.
「태피스트리」는 짜는 법만 배우면 누구나 그 자리에서 할 수 있으므로 도안을 그려주고 할머니나 어린이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잇점도 있다. 김동재(수예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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