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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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TV와「라디오」에 눈과 귀를 모은 채 가슴 죄던 시민들은 실망 끝에『선수 기용을 잘못한「코칭·스탭」의 독선 때문에 지고 말았다』고 항의하는 전화를 신문사에 걸어 울분을 터뜨리는 사람도 많았다.
이날 대부분의 시민들은 하오 일찍부터 TV중계를 보기 위해 집에 돌아가「러쉬아워」에도「버스」가 텅텅 비고「택시」들도 정류장마다 줄을 잇고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무교동·명동 등 서울시내 유흥가도 썰렁한 겨울날씨처럼 한산했고 극장·음식점·술집 등에도 손님이 평소의 3분의1밖에 들지 않았다.
을지로 K극장의 경우 마지막회에 4백명∼5백명씩 들어오던 관람객이 이날은1백여명 밖에 되지 않았고 시청 앞 지하도에서 신문을 파는 박영욱군(16)도 평소 1백20장을 팔았으나 이날은 60장밖에 못팔았다고 했다.
그러나 전날부터 문 앞에『한·호 TV중계』라 써붙이고 손님을 끌어들이기에 신경을 썼던 대부분의 다방에서는「코피」는 팔지도 않고 70원∼1백원 짜리「주스」류와「밀크」 만을 팔아 약삭빠르게 재미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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