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남·북한의 수확 의례 문화 계통이 다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국 언어 문학회 연구 발표회>
호남·호서지방 국어 국문학 연구자들을 주축으로 한 한국 언어 문학회가 주최한 제12회 한국 언어 문학 연구 발표대회가 10일 전남광주 조선대학에서 열렸다.
이 대학에선 도수희 교수(충남대학)의 『백제의 왕칭어에 대한 연구」등 9명의 연구 발표가 있었으며 』국어 교육의 당면문제」를 주제로 한 토론도 가졌다.
연구 발표 가운데 김정업 교수(조선대학)의 『수확 의례의 제기에 대하여』는 한국에서의 농경의례의 전승을 분석하여 남북의 추수감사 의례의 문화 계통을 밝히고 있어 주목됐다.
한국의 절일 행사는 영농활동의 진행단계에 따라 예 축제·파종제·중농제·수확제로 구분되고 특히 수확제로 보면 남에선 추석이 극히 성한데 대해 북에선 거의 명목적 절일이고 대신 10월 고사가 더 중시된다.
10월 고사는 고대 부족사회의 무천·동맹·영고 및 마한의 5·10 농공제의 10월 제천계 수확의례의 유속으로 북방 대륙에서 남하한 전작 농경관계 제기인데 전작 중심의 북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에 비해 남한지역의 추석은 남방 도작 문화권에서 유래한 수확 제의로 「10월 고사」보다는 뒤에 행하게 된 제기다.
그런데도 10월 제천 행사는 『동이전』등 소상한 기록이 있는데 비해 추석은 그 유래가 전하는 기록이 극히 적다.
기껏 『삼국사기』신라 본기 유리 이사금 9월조의 기사가 근간인데 여기에 의하면 추석은 신라의 상대, 6촌 부족 사회 때 존재했고 그 행사는 협동 적마로 가무 백희를 즐겼다는 정도다.
협동 적마가 줄다리기·돌싸움 같은 생산기구를 위한 의전으로 파악하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 단순한 수확 행사완 다른 두래 길쌈·품앗이 길쌈에 불과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기원전 3세기 때 마한·변한 지역에 들어온 도작은 서기 3세기 계는 삼한 사회에 일반화, 수확 제의도 이때 항제된 것이라고 김 교수는 말한다.
음력 8월15일은 중국·동남아·일본과 유구 등의 추수 감사제의 제기.
그런 때문에 김 교수는 삼한 사회와 뒤의 백제·신라에서 다른 도작권과 같이 가배 행사인 협동 적마완 별도로 쌀 수확제의가 있어서 그것이 오늘의 추수 의례의 핵심으로 발전했던 것으로 풀이했다.
마한이나 이를 이은 백제에 8월15일 제의의 기록이 없고 오히려 마한에 10월 제천계 의례가 있는 것은 마한 전역에 행하던 것이 아닌 북방계 유민집단의 제의였을 뿐으로 보는 것이다.
5월15일 제기는 도작권 공통의 행제이며 일본 승 원인의 『입당구법순례행기』에 나온 신라인 명절 놀이 설명도 『떡을 만들고 일반 민이 온갖 음식을 만들어 진설하며 연 3일을 가무 했다』는 얘기가 있어 오늘의 추석과 집단적 농업 무용의 기원을 설명한다고 김 교수는 덧 붙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