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처럼 중동을 휩쓸고 왔다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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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경11일UPI동양】중공 수상 주은래는 10일 밤 「헨리·키신저」미 국무장관을 위해 베풀어진 희붕비 외상 주최 만찬회에서 「키신저」장관의 중동 순방을 『태풍』에 비유하면서 그가 거둔 외교적 성공을 치하, 주목을 끌었다.
이 자리에 나온 주은래는 이미 구면지간이 된 「키신저」장관에게 『마치 태풍처럼 중동을 휩쓸고 왔다죠?』라면서 이의 정력적인 외교 활동에 찬사를 보냈다.
「키신저」장관은 웃으면서 『한번 더 중동을 다녀오면 아주 늙어버릴 것 같다』고 재치 있게 응수.
주가 또 「키신저」의 국무장관 피임을 축하하자 「키신저」장관은 『웬 서류가 그렇게도 많은지 하여간 독서라곤 할 틈이 없다』고 짐짓 불만을 털어놓았다.
주는 『괜한 소리, 당신은 아직 젊고 원기 왕성하니 시간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는 또 자신이 30년∼40년 전까지도 술을 매우 좋아했으나 그 후로 금주, 요즘 와선 축하연회나 공식만찬에선 술잔으로 입술을 축이는 정도라고 처음으로 『고백』했는데 「키신저」장관은 자기도 『술·담배를 하지 않는다』면서 주의 말에 동조했다.
한편 11일 밤 희와 함께 『백발의 소녀』라는 중공 「발레」를 구경한 「키신저」장관은 중동지역 등 1주일동안 8개국을 거쳐온 여독 때문에 꾸벅꾸벅 조는 것이 목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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