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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어본 「코렐리」-신인철(테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프랑코·코렐리」하면 미성을 지닌 미남의 명「테너」로서 너무나 잘 알려진 이름이다.
그는 1960년대초기에 전 세계 「오페라」무대에 태양과 같이 나타나 그 만이 지닌 폭 넓고 「드라마틱」한 소리와 생명력 있고 매력적인 음질, 또 독특한 호흡 법으로 오늘까지도 그의 인기는 전 「유럽」을 비롯, 전 세계 「팬」들을 열광케 하고있다.
「이탈리아」가 낳은 그는 「디·스테파노」 이후 전 「이탈리아」 사람을 대표할 수 있고 또 「로마」시대의 장군을 연상케 하는 그의 체구는 새로운 시대의 「벨칸토」 예술가로서 「베냐미노·질리」 이후 가장 존경받는 예술가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남부 「아드리아나」해의 「안코라」란 마을에서 「질리」 「마리오·델·모나코」 같은 대가들의 뒤를 이어 태어난 「코릴리」는 원래 타고난 미성에 좋은 호흡과 남이 따를 수 없는 고음을 지녀 혼자 『나포리타나』 등을 부르며 공부하다 23세가 되던 해 「페사로」에 있는 「콘세르바토리오」 음악학교에 들어가 정식으로 성악공부를 시작했다.
그가 우리나라에 알려지기는 8년 전 영화 『토스카』에서 「카바라도시」역으로 출연하고 부터인데 이 영화는 전 세계 음악「팬」들의 절찬을 받은 바 있다.
그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하우스」에 「데뷔」한 것은 1961년 1월이며 그 후「오페라」 『안드레아·셰에로』 『돈·칼로』 『노르마』 『오델로』 『투란도트』 『일·트로바토레』 『아이다』 『라·토스카』 『파우스트』 『「로미오」와 「줄리엣」』 『라·조콘다』 『살로메』 『라·보엠』 『리골레토』 『에르나니』 『카르멘』 등 수많은 「레퍼더리」로 오늘까지도 전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필자는 1967년에 「로마·오페라」 좌에서 처음 「베르디」의 『에르나니』를 「소프라노」 「안토니에타·스텔라」와 같이 부르는 것을 들었다. 그 때의 황홀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가 무대에 나왔을 때 남달리 큰 건강한 체구에 밝고 빛나는 큰 눈동자는 마치 이글거리는 태양과도 같았다.
그의 「로마」시대의 장군과도 같은 체구에서 터져 나오는 목소리는 온 무대를 강렬하게 꽉 채웠고 폭넓은 연기는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넣기도 하였다.
특히 고음 G음에서 C음에 이르기까지 자유롭게 내는 그의 발성은 누구도 따를 수 없고 더구나 고음에서 마음대로 오랫동안 끌면서 점점 여리게 하는 호흡과 「테크닉」은 그만이 할 수 있고 또 중음 부분에서 콧소리로 모은 음색은 그만이 지닌 독특한 매력이기도 하다.
아무튼 「아리아」가 끝날 적마다 터져 나오는 「앙코르」에 「오케스트라」의 반주가 몇 번씩이고 멈추어야하곤 했다. 또 막이 끝날 적마다 6∼7 층위에서 뿌려지는 「팬」 들의 꽃 세례는 마치 꽃눈이 내리는 듯한 느낌이었고 그때의 열광적인 「팬」 들의 모습은 아직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지난번 우리나라에 처음 왔을 때 만나 필자는 그 때의 감격했던 일들을 이야기하였더니 그는 겸손하게 인사를 받으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하였다. 퍽 겸손하고 온순한 평소의 성품이 오늘의 대가 「코렐리」를 낳게 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프랑코·코렐리」는 보통 연주보다는 「오페라」를 위해 타고 났다고나 할까, 그의 독특한 호흡으로 처리하는 고음 그리고 박력 있는 성량을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고 또 폭 넓은 연기로 사로잡게 해주는 그의 「오페라」를 못 보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전 번에도 우리 모두가 감명을 받았듯이 이번에 또다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어 새로운 감격의 날을 기다려보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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