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각화 보호 댐 설치, 예정대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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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나선화 청장

나선화(65) 신임 문화재청장이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보호를 위한 ‘카이네틱 댐(Kinetic Dam)’ 설치 공사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청장 취임 후 처음으로 9일 연 기자간담회에서다. 나 청장은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모아 지난해 6월 국무총리가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된 방안이므로 일단 그대로 가지고 가겠다”고 말했다. 숭례문 복원 부실 논란에 대해선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카이네틱 댐 공사가 위험하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데.

 “암각화가 손상된 이유가 물이 차고 빠지면서인지, 일대 땅이 흔들려서인지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없다. 다시 문제가 생긴다면 문화재와 과학 분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서 대안을 마련하는 식으로 풀어갈 생각이다.”

 -변경 가능성도 있나.

 “반대하는 이들도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바꿀 수 있는 근거가 될 자료가 없다.”

 -숭례문 부실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감사원 감사와 신응수 대목장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답을 하기 어렵다. 감사·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만들겠다. 특히 목재·단청 등의 문제가 재료·기술·시스템 중 어디서 결정적으로 결함이 생겼는지를 파악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겠다.”

 -변영섭 전 청장에 대한 경찰 수사 가능성은.

 “전 청장은 문화재 행정수반으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경찰의 수사 대상은 아니다.”

 -청장 발탁 배경은.

 “오랜 시간 대학 박물관에서 일하며 문화재 영역 확장을 꾀했다. 전국 유적 발굴 현장에 누구보다 먼저 뛰어갔다. 숭례문 부실 공사 논란 등으로 인해 문화재청 직원의 의욕이 많이 떨어져 있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정봉 기자

◆카이네틱 댐(Kinetic Dam)=수위 변화에 따라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댐. 울산 암각화 주변에 설치되는 댐의 경우 단단하고 투명한 재질의 폴리카보네이트로 만들어진다. 인근 지질 조사가 진행되지 않아 위험하다는 반대 여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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