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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눈높이 맞춘 아산 기후변화체험관 개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1 체험관 전경.

최근 북미의 ‘폭설’, 남미의 ‘폭염’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비롯된 기후변화가 인류가 직면한 지구 최대의 과제인 이때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밌있게 체험할 수 있는 기후변화체험관이 생겨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아산시는 환경과학공원 내 장영실과학관 1층 기획전시실에 기후변화체험관을 개관했다. 환경부 공모 사업에 선정돼 국비와 시비를 함께 지원 받아 마련된 체험관은 시민들에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의 소중함을 전달하기 위해 조성됐다. 더 나아가 일상 속 개개인의 작은 노력으로 기후 변화를 극복할 수 있음을 알리는 홍보 전시관 역할까지 함께 하게 됐다.

아산시 기후변화체험관은 ‘Think Green’과 ‘Action Green’을 테마로 ‘기후변화의 원인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우리의 실천’이라는 총 3개 체험관으로 이뤄졌다. 체험관 입구는 관람객을 맞이하는 환영의 공간으로 마치 남극의 빙벽 내부를 연상케 한다.

얼음모양의 흰색 게이트를 통과하면 지구의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대기권에 대한 설명과 함께 기후변화의 원인을 알아 볼 수 있는 그래픽 패널이 전시돼 있다.

전시 1관은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는 구성이 돋보이는 공간으로 온난화로 인한 현상들과 함께 지구촌 곳곳에서 국경 없이 벌어지고 있는 기후변화를 두루 살필 수 있도록 했다.

2 북극곰 모형.

3 재활용 폐품과정.

4 에너지 체험시설.

해수면의 상승과 세찬 파도로 점차 사라지는 남태평양의 섬 ‘투발루’의 사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충격을 안겨준다.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위기가 느껴지는 우리나라 제주도 용두암의 사진도 마찬가지로 인상적이다. 제주도의 해수면이 1969년에 관측된 이래 지금까지 약 23㎝가 상승해 용두암과 용머리해안 근처의 관광지들은 밀물 때면 관광객을 통제한다는 설명은 지구 온난화의 위기를 뒷받침한다.

기후변화체험관의 가장 인기 있는 체험관은 지구온난화 온도계가 설치된 전시 2관이다. 우리들의 노력으로 지구의 재앙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작동모형 체험과 함께 전달하는 곳이다. 지구 평균 기온이 1도씩 오를 때마다 벌어지는 지구의 재앙이 순차적으로 표현된 그래픽 배경 위로 LED 온도계가 설치돼 있다.

일체형으로 제작된 의자에 앉아 패달을 밟아 전기 에너지를 만들면 레일 위에 설치된 1인용 의자가 앞으로 나아가며 덩달아 지구의 온도가 조금씩 내려가는 효과를 알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은 서로 신나게 페달을 밟아 의자를 움직이며 온도계의 붉은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온실효과와 지구 변화를 알아보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아보는 코너도 이색적이다. 평면적인 질문과 정답이 아닌 그래픽 패널을 직접 손으로 돌려가며 정답을 알아가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지막 전시 3관에서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우리의 실천’을 모색한다.

아산시의 녹색실천 활동을 사진으로 전시해 놓은 공간과 더불어 돌려보기 패널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생활의 지혜를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집과 학교, 일상에서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에너지 절약 방법의 실천을 강조하는 코너다. 마지막으로 OX퀴즈를 풀어보면서 기후변화의 원인, 결과, 실천방안들을 알려준다. 수력, 태양열, 풍력에너지를 알아보기 위해 운전대 모양의 모형을 직접 움직여 그래픽의 반응을 지켜보는 작동 모형도 어린이들의 흥미를 끈다. 친환경 에너지를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온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인 셈이다.

자가 발전 자전거 페달을 밟아 지구본 조명의 불빛을 파랗게 밝히고 방긋 웃는 지구의 모습을 지켜보는 체험도 특색있다.

LCD모니터 앞에 나란히 서서 OX퀴즈를 풀고 있던 정예진, 정하진(천도초 2) 자매는 “10문제를 모두 알아 맞췄다”며 기뻐했다. 예진양은 “엄마가 그만 집에 돌아가자고 하는데도 재미있어서 계속 체험하게 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초에너지의 원리를 알아보는 체험기기.

아산 방축동에서 온 김주영(여·38)씨는 “환경과학공원은 올 때마다 새롭게 채워지는 모습을 본다”며 “아이들과 함께 장영실과학관, 생태곤충원, 기후변화체험관까지 연계해 관람할 수 있어 좋다. 길지 않는 관람시간이지만 알차게 구성돼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만든 체험관”이라고 말했다.

윤영진 아산시 환경보전과 녹색성장팀장은 “다른 시에 비해 큰 규모는 작지만 시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체험관이다.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노력은 아이들보다 부모님들이 더 많이 느끼고 돌아 갔으면 좋겠다”며 “저탄소 녹색생활문화 정착을 위해 시대에 맞춰 주기적으로 내용을 보완해 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홍정선 객원기자 toj@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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