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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다가선 「아랍」결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중동 전 양상 크게 바꿔>
「사우디 아라비아」와 「요르단」「시리아」전선 파병은 중동전의 양상을 크게 달리할 요인으로 부각되고있다.
「사우디 아라비아」「파이잘」왕은 규모는 밝히지 않고 14일 일단의 지상군이 「골란」 전투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이에 앞서 「요르단」정부는 「정예화」된 지상군을 파병하면서 『신성한 「아랍」영토를 지키기 위해 「시리아」영내로 분견대를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미 수일 전에 「사우디 아라비아」와 「요르단」의 파병가능성을 점쳤던 「암만」의 서방측 외교관들은 「요르단」의 파병이 「아랍」제국들의 압력에 못이긴 「체면치레」이기 때문에 「이스라엘」파의 전면전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었다. 그러나 「아랍」세계에서 실력자로 통하는 「파이잘」의 참전결정은 그것이 비록 상징적인 것이라 해도 그가 갖고있는 막대한 석유자원과 관련, 다른 「아랍」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파이잘」움직임은 크게 주목을 끌고있다.

<후세인, 파병 심사숙고>
「파이잘」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후세인」의 파병결정은 심사숙고 끝에 내려진 「결단」임에 틀림없다.
중동전이 재발하자 「이집트」의 「사다트」대통령으로부터 참전요구를 받은 「후세인」은 다음날인 7일 긴급 각의를 열어 『「이집트」와 「시리아」군의 용기는 대단한 것』이라고 칭찬하면서도 『「아랍」역사에 있어서 지금이 가장 미묘하고 곤란한 상황』이라고 아리송한 말을 던진 채 정관의 입장을 취했었다.
이에 대해 「가다피」「리비아」대통령은 『비겁자』라고 「후세인」을 몰아 붙였으며 「리비아」방송은 『「요르단」국민은 「후세인」을 타도하고 「이스라엘」과 싸우자』고 호소하기까지 했다.

<이·아랍분쟁의 조정자>
67년의 6일 전쟁에 참전했다가 보유항공기 60여대를 모두 잃고 1백50대의 「탱크」중에서 5분의4가 파괴되는 등 궤멸적 손실을 입고 「요르단」강서 쪽 땅마저 잃은 「후세인」은 8일 전군을 비상태세에 놓고 지난 10일에는 총동원령을 내리는 등 단계적으로 신중히 조치를 취해왔던 것이다.
6일 전쟁 후 「팔레스타인」난민처리와 관련, 「요르단」강서 쪽은 「팔레스타인」인 자치구로 만들어 「요르단」과 합병한다는 「후세인」의 『「아랍」연합왕국』구상은 「이스라엘」과의 융화책이라고 「아랍」진영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지만 「후세인」은 『「아랍」「이스라엘」분쟁의 조정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왔다.

<파이잘, 후세인에 원조>
이런 「후세인」이 최근 「파이잘」「사우디아라비아」국왕의 주선으로 「이집트」와 화해, 「아랍」대열에 복귀한데 이어 「시리아」전선에 파병했다는 사실은 「후세인」의 심경변화를 나타내는 징후로 보인다.
「후세인」은 그동안 「파이잘」로부터 거액의 원조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에 「파이잘」과는 「밀접한 관계」라는 것이 「아랍」세계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뉴요크·타임스」가 13일 사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외 지상군이 「시리아」 전선에 참가하고 있다』는 「암만」소식통을 인용 보도한 점을 미루어 「요르단」의 파병은 「파이잘」의 권유에 의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들게 된다.

<「이」와 전면전은 어려워>
「아랍」국가 중 「이스라엘」과 가장 많이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요르단」이 대「이스라엘」전면전을 벌일 것인지 현재로서는 점치기가 어렵지만 ▲「이집트」가 지난 3차례의 전쟁 때와는 달리 우수한 장비로 선전을 하고 있다는 점 ▲중동 전을 현재의 전선에서 마무리지어야한다는 수습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요르단」의 경우는 잃었던 영토를 찾는데는 이번이 최적의 기회라는 점에서 보면 전선확대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요르단」이 대「이스라엘」전면전을 벌인다면 「이스라엘」군의 「시리아」전선보급로가 야포 사정권 안에 놓이는 것은 물론 제3전선인 동부전선을 형성, 「이스라엘」을 포위하게되어 「이스라엘」은 3정면공격을 받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또 전술적으로도, 전선의 확대로 전력이 분산, 전략 면에서는 작전의 혼선을 가져올 수 있어 「이스라엘」로서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김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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