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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 국전 심사 결과를 보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마지막 종합전이 될지도 모를 22회 국전은 출품수도 1백70여 점이 늘어났고 그 수준에 있어서도 향상되었다는 예년과 천편일률의 심사평.
그러나 두드러진 증가는 서예와 서양화 비구상이다. 그중 서예의 경우 4백 점이나 출품됐는데 막상 입선은 5분의 1도 채 못되는 75점이며 서양화 비구상의 경우에는 출품 2백74점 가운데 9분의 1밖에 안 되는 32점이 입선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근래의 미술계 추세를 보이는 한편 안이한 범작도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 된다. 그래서 도상봉 심사위원장은 종래 부문별 입선 점수 안배에 대해 고려해야겠다는 암시적인 말을 했다.
도 위원장은 또 출품 경향에 대해 『금년도의 두드러진 특징은 현실 시대 감각에 부응하여 새마을을 소재로 한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고 지적했다.
그것은 작금년 정부에서 추진해온 갖가지 기록화 선풍에 영향 된 것으로 해석되는데, 그런데도 동양화 서양화 조각 등에 있어 사실 내지 구상 계열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년도 심사는 심사위원 명단을 비공개에 붙이는 한편 심사 발표까지 위원들을 전시장에 연금 시켰기 때문에 불평과 비난 투성이. 예정보다 2시간 반이 늦은 밤 9시40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의 심사장 안팎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그래서 심지어는 발표하는 입상자 명단에까지 「잉크」로 지우고 다시 첨삭한 부분마저 보였다.
대통령상이 동양화가 쟁취한 것은 14년만의 개가이다. 그동안 서양화를 중심으로 조각·공예가 번번이 차지했는데 이번 이영찬씨 작품으로써 동양화단은 최초의 개성 있는 신인 발굴에 성공한 셈이다. 사실 동양화는 구상의 침체를 벗어날 수 없었고 더구나 비구상으론 서양화 비구상과 대결할 수 없는 약세에 몰려 있었다.
서양화단은 일반 공모의 주요 수상을 내준 대신 추천 작가상을 박석환씨로 결정하는데 꽤 신경전을 벌여 심사 뒷 끝이 개운 찮은 여운. 딴 분야 심사위원들은 저마다 『창변의 K양』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초대 작가상에 있어 공예 작가 강창원씨가 결정된 것은 근래 없던 국전의 쾌거라고 이구동성이다. <이종석 기자>

<심사위원장 도상봉>"현대 감각 살렸다"
심사 위원장 도상봉씨는 학생 미술전이 따로 마련돼 있으므로 학생 응모자는 상당히 줄어들었으나 그 대신 그림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의 응모가 많아 전체적으로는 응모자수가 15% 증가를 보였다고 말했다. 도씨는 또한 금년 응모 작품의 전체적인 경향은 현대 감각을 살리고 현실에 부응한 점이 특색이며 이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도씨는 금년도 심사는 진취성 있고 새로운 방향을 추구한 작품들에 역점을 두었다고 덧붙었다.

<◇심사 위원 명단>
▲심사위원장=도상봉 ▲부위원장=김인승
▲동양화 (구상)=박로수 (위원장) 나상목 조중현 천경자 김명제
▲동양화 (비구상)=안동숙 (위원장) 서세옥 권령우
▲서양화 (구상)=오지호 (위원장) 도상봉 김인승 장두건 장리석 최덕휴 최영림
▲서양화 (비구상)=임완규 (위원장) 변종하 권옥연 정창섭 고화흠
▲조각 (구상·비구상)=최만린 (위원장) 김찬식 오종욱 최종태 배형식
▲서예=조수호 (위원장) 김충현 오철우 현중화 최중길
▲공예=권순형 (위원장) 박성삼 한도룡 김교만 임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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